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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권, 혁신하지 않으면 심판 받는다

중앙일보 2014.11.13 00:04 종합 34면 지면보기
새누리·새정치민주연합·진보정의·통합진보 등 여야 4개 정당의 정치혁신위원장들이 어제 TV토론을 벌였다. 지상파 3개 방송사가 생중계를 했다. ‘정치개혁’으로 이런 판이 벌어진 건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정치개혁은 시대의 필수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정치혁신은 수십 년의 숙제인데 세월호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 대개조의 중심 과제 중 하나로 등장했다. 경제 살리기, 공무원연금 개혁, 공공기관 혁신, 관피아 척결 같은 난제를 돌파하려면 정치권부터가 개혁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중지(衆志)가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국회는 사회엔 많은 걸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예외지대 속에 숨었다. 이제는 이 위선을 깨야 한다. 정치혁신의 세 줄기는 정치의 생산성 향상, 비정상 행태의 척결, 특권 포기가 되어야 한다. 여야 4당 혁신가들은 토론에서 대강의 합의를 보았지만 현장의 저항은 녹록하지 않다. 그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무노동 무임금이나 출판기념회 금지 같은 개혁안에 거센 반대가 쏟아졌다. 일전에 새정치연합에서도 김한길 대표의 혁신안이 의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쳤다.



  ‘무노동 무임금’ 같은 것은 정치의 생산성 향상과 중요하게 연결된다. 어느 정파의 책임이든 국회가 총선 이후 원(院) 구성을 미루거나 회의를 공전시키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무임금을 감수하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런 제도는 일부 세력의 장외투쟁을 막는 데에 효과적일 것이다. 여야 혁신안은 대정부질문 폐지 같은 의회 개혁은 별로 다루질 않고 있다. 이 제도의 비(非)생산성은 이제 의원들 스스로가 느낄 정도가 되었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 비추어 세비 동결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출판기념회 금지는 대표적인 ‘비정상 행태의 척결’ 방안으로 활발하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 여러 규제를 가해도 현실적으로 출판기념회는 국회의원들이 영향력을 활용해 수익을 챙긴다는 속성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다만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법률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 여야의 권력자들이 개입하는 현행 공천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한국 정치를 정상화하는 데에 필수적인 과제다. 여야는 국민참여경선을 검토하는데 부작용이 적고 가장 효율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을 제한하기 위해 불체포 특권은 엄격하게 제한돼야 한다. 국회가 자신들의 선거구를 정하는 것도 이상한 특권이다. 선거구를 획정하고 의원 수를 정하는 일은 국가적인 이익 차원에서 객관적인 기구가 담당해야 한다.



  여야는 국회 선진화법, 선거구 제도와 비례대표 증감을 놓고는 대립하고 있다. 갈등의 현안은 뒤로 미루고 국민이 시급하게 요구하는 개혁부터 신속하게 실천해야 한다. 대선 주자들로 구성된 여야 지도부는 이 개혁의 성적으로 평가받는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자신들부터 개혁하지 못하면 공무원에게 개혁을 설득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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