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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노조, 국민의 연금개혁 열망 직시해야

중앙일보 2014.11.13 00:03 종합 34면 지면보기
0.99% 대 64.5%. 둘 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벌인 투표 결과인데 엄청난 차이가 있다. 전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가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놓고 투표한 결과 찬성률이다. 공무원 44만5208명이 참여했는데 반대(98.64%)가 대부분이었다. 후자는 중앙일보의 전국 유권자 1000명 대상 조사에서 공무원연금 개혁 찬성률이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국민의 여론은 정반대라는 얘기다.



 공무원노조는 안전행정부가 개최한 국민포럼을 부산·춘천·광주·대전 네 곳에서 모조리 물리력으로 무산시켰다. 반면 경찰공무원노조는 12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반대편 의견을 가진 유일한 민간인 참석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였다. 김 교수의 아들은 톱스타인 그룹 엑소의 리더 수호다. 최근 인터넷에 ‘엑소 수호 아버지는 친일파’라는 글이 올라왔다. 김 교수가 참여해온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친일파 단체이며 김 교수 역시 친일파라는 내용이었다. 김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이 악의적으로 나를 매도한 것 같다”며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을 고소하기로 했다. 사실을 놓고 치열하게 토론을 벌여도 합의가 쉽지 않을 판에 인신공격까지 난무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의 현재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는 데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특히 이미 받고 있는 사람들의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훨씬 힘겨운 처지에 있는 국민이 혈세로 적자를 보전하는 것에 대해선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 지금은 진영을 나눠 상대편의 주장엔 귀를 막고 자신들끼리 뭉쳐 투쟁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 모든 정보와 팩트를 낱낱이 공개하고 합리적인 타협안을 이끌어내야 한다. 캐나다는 1990년대 경제위기 속에서 연금 개혁을 성공시켰다. 수준 높은 토론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캐나다의 합의 과정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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