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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가을에 먹는 한약이 왜 보약일까

중앙일보 2014.11.13 00:03 8면 지면보기
박지호 아이누리 한의원장
요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일부 지방에는 한파주의보까지 내려졌습니다. 아침 기온이 10도 아래로 뚝 떨어졌지만, 오후는 가벼운 옷을 입어도 될 정도로 따뜻합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계절입니다.



우리 인간은 항온동물이기 때문에 일교차가 클 때에는 체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엄청나게 많이 소모하지요.



일교차가 커지면 열을 생산하기 위해 허파나 심장이 활동량을 늘리다 보니 요즘 같은 때 폐질환이나 심장병 환자가 증가하는 겁니다. 또한 찬 음식을 먹으면 여름철보다 쉽게 체온이 떨어져 복통·설사 같은 소화기 장애도 나타나기 쉽지요. 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복부의 혈액량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한약은 봄과 가을로 먹인다는 말이 있죠? 이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봄·가을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거나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일교차가 점점 커지는 시기입니다. 이 때문에 몸의 적응력이 떨어지는 때입니다.



그래서 봄에는 ‘춘곤증’이 생겨 오후에 집중력이 저하되고 피로감이 잘 가시지 않게 되며, 요즘 같은 가을에는 ‘추곤증’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하게 됐습니다. 추곤증은 봄처럼 가을 환절기에도 피로감이 심해지고 감기에 잘 걸리게 돼 컨디션이 나빠지는 증세가 나타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체온을 지키기 위해 체력을 많이 소모하게 되고 피로가 쉽게 오면서 면역력이 떨어진 결과지요. 이처럼 체력과 면역이 약해져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계절이기 때문에 많은 부모가 자녀의 몸을 보강하기 위해 봄과 가을에 주로 보약을 먹였던 것입니다.



특히 성인에 비해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소아는 봄과 가을에 감기를 한두 번 앓고 넘어갑니다. 적절한 소아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감기를 달고 살거나 감기에 걸렸을 때 기관지염· 폐렴·축농증·중이염 같은 합병증이 생겨 2주 이상 앓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에는 우리 아기가 일교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체력과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증세를 보일 땐 따뜻한 오후에 땀이 약간 나는 가벼운 운동을 시키십시오. 이와 함께 밤잠을 설치면 다음 날 피곤함이 가중되므로 밤에 여덟 시간 이상 숙면을 할 수 있게 지도해 줘야 합니다.



아침밥을 거르면 점심에 과식하게 돼 피로가 쌓이므로 항상 규칙적인 식사를 챙겨주시고,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단백질·무기질을 많이 섭취하도록 하십시오. 또한 한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체력과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약초들을 달여 먹이면 환절기에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좋은 기틀이 됩니다.



박지호 아이누리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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