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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로 빚은 막걸리, 한약재로 담근 약주 '애주가 유혹'

중앙일보 2014.11.13 00:03 3면
외암막걸리는 60년 전통으로 빚어 외암마을을 상징하는 술로 자리 잡았다. 이 막걸리는 아산 지역에서만 유통된다.



우리 동네 향토주

우리 지역에서 만든 술이 지역을 상징하는 대표주자가 되고 있다. 천안 입장주조의 ‘입장탁주’와 ‘천안연미주’, 아산 ‘외암막걸리’는 지역을 대표하는 술로 지역민은 물론 전국 애주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천안·아산 향토주를 소개한다.



글=이은희 인턴기자 , 사진=채원상 기자



50년 전통 입장주조



오랜 세월을 거쳐 술맛을 연구해 온 사람이 있다. 입장주조의 김용희 대표는 1960년대 초부터 양조장 일을 하다 196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통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50여 년간 전통주를 만들어 온 그는 2002년 생쌀을 그대로 발효해 술을 빚는 생쌀발효법을 연구해 새로운 방식의 발효법을 도입했다.



 이미 생쌀발효법에 관한 교본이 나와 있었지만 적혀 있는 내용은 3, 4줄뿐이었다. 이에 김 대표는 독자적으로 생쌀 발효 연구에 들어갔다. 그는 밤잠을 설치며 발효 과정을 지켜본 뒤 매번 온도를 확인했다.



 모두가 “왜 하냐”며 만류했지만 김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기가 생겨 끊임없이 도전했다고 한다. 현재는 김 대표의 자녀인 김태중(41) 총괄이사와 김정연(42) 전무가 입장주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총괄이사인 아들 김태중씨는 20년간 주조를 배워 제품 개발부터 구매, 제조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입장주조만의 독특한 생쌀발효법으로 ‘입장탁주’와 ‘천안연미주’ 같은 다양한 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생쌀 발효는 밥을 만들지 않고도 발효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술을 만들 때 밥을 찌고 말려 넣는 방식이지만 생쌀 발효는 이 과정이 생략돼 시간이 절약된다. 생쌀 발효에는 약 10, 11일 정도가 걸린다. 발효 온도에 따라 술 뒷맛이 달라지는데, 저온으로 서서히 발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긴 숙성 과정을 거쳐야 술맛이 좋고 마신 후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지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입장탁주’는 천안에서 가장 대중적인 술로 손꼽힌다. 생쌀발효법으로 가열 시 사라질 수 있는 영양소를 살려 목 넘김이 부드럽다.



 마신 후 트림이 나는 단점도 생쌀발효법으로 최소화했다. 쌀의 영양소가 그대로 살아 있고 숙취가 적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 막걸리가 탁하고 잔향이 많이 남는 데 비해 입장탁주는 열흘의 발효 기간을 거쳐 입 안에 남는 잔향이 없고 맛이 깔끔하다. 도수는 7도로, 한번 맛본 사람은 그 순한 맛을 잊지 못해 단골 고객이 된다.



 또 다른 전통주인 ‘천안연미주’는 2005년 웰빙 바람을 타고 만들어졌다. 연미주는 1000년 전부터 내려온 천안 지방의 전통술로 ‘백화주’라 불리기도 한다.



 당시 백세주 같은 약주가 호황이던 시절, 입장주조는 향도 좋고 고급스러운 ‘천안연미주’를 선보였다. 연미주는 냉장숙성 60일, 숙성고에서 30일을 포함해 약 90일의 숙성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다.



 오랜 숙성 기간을 거쳐 숙취가 없고 효모가 향을 잡아먹어 상큼한 쌀향이 난다. 쌀이 주원료지만 부가 재료로 홍삼·오미자·황귀·구기자·산수유 같은 한약재가 들어간다. 도수 13도인 연미주는 ‘앉은뱅이 술’로 불리며 매니어층을 양산하기도 했다. 또한 2011년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 약주·청주 부문 최우수상, 2012년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 약주·청주 부문 장려상을 받으며 천안의 향토주로 자리매김했다.



문의 041-585-5005



입장탁주는 생쌀을 발효시켜 빚기 때문에 쌀의 영양소가 살아 있다. 연미주엔 각종 한약재가 들어간다.


60년 전통 외암막걸리



외암마을로 불리는 아산시 송악면 역촌리엔 60여 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조장이 있다. 염치양조장에서 10년간 막걸리 제조법을 배운 윤영근 대표는 아는 지인을 통해 송악양조장을 인수받아 4년째 막걸리를 빚고 있다. 그는 막걸리를 배우기 전 유통업에 종사하다 술 빚는 것이 좋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막걸리 제조법을 배우고 송악양조장을 인수받았다.



 양조장 인수 후 전부터 생산하던 ‘송악막걸리’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연구한 끝에 2011년 ‘외암막걸리’로 이름을 변경해 자신의 혼이 담긴 막걸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60년 전통을 담은 ‘외암막걸리’는 전부터 지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술이다. 밀을 섞어 만드는 일반 막걸리와는 달리 쌀 100%로 만들어 구수하고 부드럽다. 화학제품인 사카린과 아스파탐 함량을 줄여 마신 뒤에도 배가 아프지 않다.



 ‘외암막걸리’는 송악 외암마을을 상징하는 술로, 아산시내에서만 유통된다. 외암민속마을 식당이나 아산시내 곳곳에 유통돼 많은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문의 041-541-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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