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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김장 땐 무농약 고춧가루로 담근 '웰빙 김치' 어때요

중앙일보 2014.11.13 00:03 1면 지면보기
아산시 선장면 죽산리 일대마을에서 생산되는 고추는 무농약 재배로 유명하다. 한 주민이 비닐하우스에서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고 있다.
다들 도시로 떠났지만 농촌에 남아 사업을 구상한 사람들이 있었다. 뜻이 같은 마을사람들이 모여 마을기업을 만들고 경영과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아산시 선장면 죽산리 마을기업 ‘제이에스(JS)’는 주민 힘으로 탄생한 마을기업이다. 무농약 고추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일대마을’을 찾았다.


아산시 선장면 죽산리 마을기업

글=장찬우 기자·이은희 인턴기자 , 사진=채원상 기자



아산시 선장면 죽산1리 일대마을엔 특별한 공장이 있다. 일대마을 위치가 적힌 표지판을 따라 길을 가다 보면 하우스 뒤로 고추 마크와 함께 ‘일대마을’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고추를 심벌로 만든 공장은 이 마을의 보물이다. 충남도 농·어업 6차 산업화 두레기업으로 선정된 일대마을은 무농약 고추를 재배해 큰 수익을 내고 있다.



주민·출향민들 십시일반 출자



주식회사 제이에스는 2012년 죽산리 마을 주민과 출향민들이 2억원을 출자해 탄생한 기업이다. 마을에 있는 40여 가구 중 35가구와 출향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해 얻은 결과다.



 주식회사를 만든 이유는 책임감 있게 마을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제이에스가 아산을 대표하는 마을기업으로 우뚝 서기까지 마을 주민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한상륭(70) 대표의 애향심과 열정, 노력이 지금의 마을기업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는 2006년 귀향해 마을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고추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농산물 중 농약을 가장 많이 쳐야 하는 작물로 알려진 고추를 농약 없이 재배하기 시작했다. 무농약 고추 재배가 성공하자 마을 주민들이 너도나도 재배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농약 고추는 고가에 팔려나갔다. 하지만 방앗간에서 고춧가루를 빻을 때 무농약 고추가 소량이긴 하지만 다른 고추와 섞여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겼다.



 한 대표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동네에 무농약 고추를 빻는 시설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그러다 일대마을이 충남도 농·어업 6차 산업화로 승인을 받게 되면서 지난 8월 고춧가루 공장 준공식을 했다.



 고춧가루를 생산하는 공장과 고추 재배 하우스는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시설을 갖췄다. 한 대표가 지난 5~6년간 최고급 품질의 고추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 개량을 꾸준히 해 온 결과다.



 
귀향 전 기계 설계 기술자로 일하던 그는 농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라고 생각해 위생관리에 힘을 쏟았다.



 고추 재배 하우스는 다른 일반 하우스들과 다르게 구조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게 세밀한 모기장으로 둘러싸인 하우스 안엔 햇빛을 조절할 수 있는 자동 가리개와 각종 세척기가 설치돼 있다.



 특이한 건 하우스 입구에 채워져 있는 자물쇠다. 사람들이 하우스를 왔다 갔다 하며 병충해와 세균이 고추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해 하우스 입구마다 자물쇠를 채웠다.



 처음엔 “무슨 비닐하우스에 자물쇠를 채우냐”며 비웃던 사람들도 제이에스가 최고의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감탄하기 시작했다.



 고춧가루를 만드는 공장 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위생복과 위생모를 착용하지 않으면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공장에는 고추를 가공할 때 쓰는 쇳가루 검출기, 자외선 살균기 등 고추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설비들로 가득하다. 이처럼 제이에스의 모든 시설은 철저한 위생관리를 염두에 두고 갖춰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수익금은 마을 발전 위해 써



마을 주민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재배한 무농약 고추는 마을의 보물이다. 제이에스에서 재배한 고추는 농약 없이 재배했지만 맛이 깔끔하고 개운하며 속이 튼실하다.



 얼마 전엔 무농약 고추가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돼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제이에스에서 만든 고춧가루는 국내 최고가로 팔리고 있다.



 시중가의 약 2배 정도 비싼 가격이지만 한번 구입했던 고객은 맛을 보고 다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얻은 수익은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간 후 마을에 환원된다. 마을 발전을 위해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마을기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제이에스는 앞으로 무농약 고추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 재배와 연구에 힘쓸 예정이다. 6차 산업화 사업의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우뚝 서 다같이 잘사는 마을로 발전하는 게 목표다.



 한 대표는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만든 기업이어서 기업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앞으로 우리 마을을 전국에서 제일 우수한 무농약 고추 재배 단지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41-541-2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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