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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큰집 주무르는 큰손, 펀드·리츠

중앙일보 2014.11.13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정동빌딩 매각 입찰에 10여개의 기관투자가들이 몰렸다. 2700억을 써낸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매입절차를 밟고 있다. 이 빌딩은 2010년 3월 삼성SRA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를 모집해 178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5년여 만에 1000억원 가량의 매각차익을 낸 셈이다.

자산·리츠운용사 대형부동산 장악



 지난 7월에는 서울 마포 태영건설사옥이 생보부동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에 팔렸다. 매각대금은 1031억원으로 태영이 일정기간동안 그 건물에 세를 사는 이른바 ‘세일&리스 백(Sale&lease back)’조건이다.



 부동산 펀드와 리츠(REITs)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했다. 이들 상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리츠운용사들은 1000억 원대 이상의 대형 사무용 빌딩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기업이 주 고객이었던 대형 부동산시장을 이제는 부동산 펀드·리츠 상품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하는 자산운용사·리츠 운용회사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회사가 주무르는 돈의 규모는 10월 말 현재 자산운용사가 취급하는 부동산펀드 27조5000억원, 리츠운용사 상품인 리츠 6조8000억원 등 총 34조3000억원이다.건물 매입 때 부동산가격의 50~60%를 대출로 충당하고 있어 실제 부동산에 투자되는 금액은 70조~73조원으로 추산된다. 여기다가 해외 투자펀드 유입 자금까지 감안하면 대형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드는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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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주로 빌딩이나 호텔·상업시설과 같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보장되는 대형 부동산에 투자한다. 앞으로는 임대주택을 비롯한 수익형 중소 부동산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규모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여서 부동산 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펀드는 상품 판매 시작년도인 2004년12말 기준 9000억원과 비교하면 10년 새 30배 늘었고 리츠도 시행 초년도 2002년 실적 3000억원 대비 22배 이상 커졌다.



 투자 자금은 일반 투자자를 포함해 공개로 모집(공모)하거나 몇몇 금융기관과 연기금, 기업만 참여하는 사적 모집(사모)을 통해 조달된다. 펀드 규모가 크고 투자기간이 길다보니 개인보다는 기관 투자가 많다. 리츠는 증시에 상장되는 경우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으나 요즘엔 대개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은다.



 리츠운용사들은 빌딩은 물론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중소형 부동산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에 비해 자산운용사는 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나 임대용 빌딩에 관심이 많다. 근래들어 개발시장 침체로 PF 투자가 여의치 않자 임대형 부동산을 비롯한 안전 자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매달 수천억원이 대형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든다. 지난 2분기에는 도심의 시그나타워를 비롯해 서대문 권역의 센트럴 플레이스·여의도 미래에셋생명빌딩과 같은 매머드 빌딩 8개가 거래됐다. 거래금액은 1조원이 넘어 1분기 7000여 억원보다 43% 증가했다.3분기에는 2분기보다 거래금액이 좀 줄었지만 종로권 서린빌딩,여의도권 현대증권빌딩 대형 건물 13건 약 9000억 원어치가 거래됐다.



 오피스 빌딩은 외환위기 전만해도 기업 사옥용으로 신축 또는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고 간혹 개인 자산가가 임대사업용으로 매입하기도 했다. 부동산펀드·리츠가 생겨나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자산운용사와 리츠운용사가 점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기업이 건물·토지와 같은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이유는 당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높아 자산을 불리는데 이만한 상품이 없었고 외부 과시용으로 적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들은 사옥을 매각하는 분위기다. 자금조달 목적도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돼 본업 확장을 통한 수익이 더 많아서다. 롯데쇼핑·홈플러스와 같은 유통회사들이 대표적이다. 매장을 팔아 그 돈으로 영업장을 늘려가는 추세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2곳, 마트 7개 점포를 팔아 6000여 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엔 캡스톤자산운용과 5000억원 규모의 백화점및 마트 매각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펀드와 리츠의 투자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연간 수익률이 40%를 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5~7%선이다. 자산을 잘못 운용해 적자를 내는 상품도 나온다.



 펀드 및 리츠의 수익은 임대수익과 매각시 생기는 양도차익에서 나온다. 운용사가 얼마나 자산을 잘 운용하느냐에 따라 배당이익의 차이가 크다. 운용기간은 대개 3~5년이지만 사정이 있을 경우 조정되기도 한다. 부동산을 취급하는 자산운용사는 20여개사. 이들 중에서도 영업활동이 활발한 업체는 10여 개사다. 자산운용사는 금융위원회에 신고만 하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할 수 있다. 국토건설부의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설립되는 리츠는 현재 90여개가 현재 운용 중이다. 펀드에 비해 덜 활성화됐지만 까다로운 규정만 좀 완화하면 발전의 여지는 많다.



 투자대상은 임대용 건물 매입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에 지분 참여 형태로 투자하기도 하고 미분양 부동산을 통째로 사들이기도 한다. 최근 들어 해외부동산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는 분위기다.자산관리회사 신영에셋 최재견 팀장은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시카고의 오피스타워를 2억1800만 달러에 매입했고 삼성SRA자산운용은 영국 런던의 글로벌 로펌 핀센트 메이슨스의 사옥을 2억1500만 달러에 사들인데 이어 최근 하와이 포시즌호텔에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펀드및 리츠 운용사의 수익모델은 운용자산 금액의 0.3% 수준인 운용 수수료(연간)와 매입·매각에 따른 수수료(매각대금의 1~2%)다. 자산을 매각할 경우 차익의 10~20%는 운용사 몫이다. 수익성이 매우 좋은 구조다.



 펀드및 리츠의 성장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부동산시장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면서 침체기의 급격한 시장 위축을 막는 종잣돈 구실을 해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운용사들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는데다 적절한 임대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운용사들 간의 담합으로 임대료가 계속 오를 여지가 다분하다. 김효열 부동산컨설턴트는 “운용사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면 관련 부동산을 자기들끼리 사고 파는 식의 형태가 벌어져 부동산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부동산 펀드(fund)=일반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부동산과 부동산을 보증한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펀드 상품은 운용방식에 따라 대출형·임대형· 경공매형·직접 개발형 등 4가지 유형이 있다. 모집 방식은 일반 투자자도 참여할 수있는 공모와 기관투자끼리 참여하는 사모 방식이 있다.자산운용사들이 취급하는 상품으로 금융위원회의 신고만 하면 운용이 가능하다.





◆리츠(REITs)=부동산 펀드의 일종이다.직역하면 부동산투자신탁이란 의미로 부동산이나 이와 관련된 대출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증권화 상품이다. 국토교통부 소관의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라 운용되고 각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로 상장도 가능하다.리츠종류는 자기관리·위탁관리·기업구조조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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