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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법적 근거 없다”

중앙일보 2014.11.11 00:22 종합 10면 지면보기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10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예결위에서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의 예산 배정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최경환 부총리(오른쪽)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야기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10일 무상급식과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의 우선순위를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애 밥값 빼서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 밥 주라는 게 맞느냐”고 따지자, 최 부총리도 “중앙정부는 더 죽을 지경”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최 부총리, 야당과 설전



 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 부총리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무상보육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무상급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의원은 “첫째 아이 밥그릇을 뺏어서 둘째 아이 분유 먹이겠다는 것”이라고,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누리과정이 대통령 공약사항이라고 교육청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빼 누리과정에 쓰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누리과정은 법적 의무사항이고, 무상급식은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지출 사항”이라며 “법적 의무사항을 먼저 편성하고 재량지출 사항은 우선순위가 다음이 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우 의원이 “4대 강 예산과 경인운하 지원 예산을 줄이고 자원외교에 쓸데없이 들어간 돈을 줄여서 아이들 밥을 먹이고 기르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하자 최 부총리는 “그러면 법을 고쳐달라”며 맞섰다. 새누리당 이채익 의원도 “영·유아보육법상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재정교부금으로 (편성)하도록 명시돼 있는데 교육감이 임의로 편성하지 않는 건 명백한 범법”이라며 최 부총리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무상급식의 법적 근거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최 부총리=“중앙정부가 (무상급식에) 돈을 대야 한다는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김현미(새정치연합) 의원=“그렇게 얘기하시는 것을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합니다. 저희 당에서 무상급식 법안을 제출한 지가 꽤 오래됐는데 부총리께서 원내대표 하실 때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최 부총리=“특별하게 막은 기억 없고….”



 ▶김 의원=“본인이 안 해놓고 책임을 떠넘기는 겁니다.”



 ▶최 부총리=“그러면 법적 근거를 만들어 주십시오.”



 “시·도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끝내 거부할 경우 제재 조치를 취할 거냐”는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의 질문에 최 부총리는 “가정해서 뭐라고 할 수 없고, (예산을) 편성하도록 야당에서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가 어렵긴 더 어렵다. 죽을 지경”이라며 지방정부도 세수 부족에 따른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민 의원은 “부총리가 ‘죽을 맛’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면 경제심리에 좋겠느냐”며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최 부총리는 무상복지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 등 증세가 필요하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 복지 수준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 하는 것을 사회적 대토론과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 ‘무상복지 TF’ 구성키로=새누리당은 이날 무상복지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키로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이른 시일 내에 무상급식·보육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TF 구성을 제안하자 김무성 대표가 받아들였다. 김 대표는 “‘저부담 저복지’로 갈 것이냐, ‘고부담 고복지’로 갈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TF 구성을 수용했다.



글=천권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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