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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 위기

중앙일보 2014.11.11 00:07 종합 30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4년 10월 30일자 34면>

대북전단 문제로 남북 접촉 무산 안 된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오늘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 고위급접촉이 사실상 불발됐다.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접촉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갖기로 남북이 합의한 2차 고위급접촉의 성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접촉 자체가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북한은 어제 국방위원회 명의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낸 전통문에서 “고위급접촉을 개최하겠는지, 전단 살포에 계속 매달리겠는지는 남측의 책임적 선택에 달려 있다”고 밝혀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고위급접촉의 전제조건으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전단 살포를 방임하는 것은 대화 분위기 조성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며 책임을 남측에 떠넘겼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화를 통해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해 나간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지만 부당한 요구까지 수용할 순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북한은 대북전단에 총격까지 가할 정도로 전단 살포에 거칠게 반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단을 살포하는 민간단체와 이를 막는 지역주민이 물리적 충돌을 빚는 등 남남갈등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남북관계의 큰 틀과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대북전단 살포는 자제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민간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활동까지 정부가 강제로 막을 순 없는 것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다. 대북전단은 대화와 설득을 통해 법질서 안에서 풀 수밖에 없는 문제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아는 북한이 전단 살포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대화 의지의 진정성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남북이 고위급접촉 재개에 합의한 것은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남측 정부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정부도 민간단체에 자제를 촉구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어렵사리 마련된 대화 기회를 전단 문제로 날려버리는 것은 서로에게 손해다. 남북은 하루속히 다시 날짜를 잡아 대화를 재개하기 바란다.





한겨레 <2014년 10월 30일자 31면>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 위기, 우리 책임 더 크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남북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하기로 합의한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남북 관계가 더 경색될 수 있는 상황이다. 남북 당국은 이제라도 한 걸음씩 물러나 고위급 접촉을 하기 바란다.



 북쪽 국방위가 29일 ‘(남쪽이 30일로 제안한)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겠는지, 전단 살포에 계속 매달리겠는지는 남쪽 선택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온 것은 무책임하다. 대북 전단 살포 문제 역시 고위급 접촉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북쪽으로선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이 사안에서 의견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했을 법하다. 하지만 남북 관계라는 큰 틀에서 보면 전단 살포 문제는 작은 사안이다. 남북 사이에는 이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 많다. 북쪽이 남북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서도 전단 문제를 고위급 접촉의 조건으로 삼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순이다.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 정부는 29일에도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미 ‘표현의 자유’ 논란을 넘어서 안보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사실상 방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정부 태도의 문제점은, 예를 들어 다른 민간단체가 대북 지원 물품을 북쪽으로 날려 보내도 지금처럼 방관할 것인지를 생각해봐도 잘 알 수 있다. 대북 전단이 북쪽 체제를 비판하고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 원칙에 따라 보호해야 한다면, 북쪽은 남쪽 당국이 자신의 체제 붕괴를 꾀한다고 생각하기가 쉽다. 남북 사이 기본적인 신뢰를 가늠하는 사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런 태도가 최근 북쪽의 군사 위협을 부각시키는 분위기의 연장선에 있는 게 아닌지도 우려된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또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재연기와 관련해 ‘(북한의) 오판에 의한 전쟁이 나겠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전작권 환수 재연기 결정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했을 수 있다. 하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위협을 구태여 강조하는 것은 남북 관계를 풀려는 자세가 아니다.



 이번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다면 다시 전기를 마련하기는 더 어렵다. 해법은 간단하다.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전단 문제 등에 대처하면 된다. 북한 또한 소아병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논리 vs 논리



대북전단, 법 질서 안에서 풀어야 vs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을




지난달 25일 경기도 파주시 자유로 인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려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진보단체 회원들이 충돌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뉴시스]
1990년 10월 3일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한반도의 통일도 멀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남과 북은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분단 이후 처음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6·15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10·4 남북 정상 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성명 발표 이후 제2연평해전과 핵실험 등으로 상호 신뢰가 무너지면서 모든 합의문은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최근에 다시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대북 전단 살포’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남과 북이 상호 협력적 관계를 회복하고 정치뿐 아니라 경제, 문화, 학술 분야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교류가 이루어져야 ‘통일’이라는 민족의 염원에 한발 다가설 수 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자세로는 협력도 대화도 불가능하다. 어렵게 시작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무산 위기에 빠진 상황에 대해 한겨레와 중앙은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0월말부터 11월초 사이에 열기로 한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 일을 두고 두 사설은 모두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명했다. 북쪽의 국방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겠는지, 전단 살포에 계속 매달리겠는지는 남쪽 선택에 달려 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왔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남북 관계가 더 경색될 수 있는 상황이니 남북 당국은 이제라도 한 걸음씩 물러나 고위급 접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중앙 역시 기대됐던 남북 고위급 접촉의 성사 전망이 불투명해졌고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판단한다. 한겨레는 통지문을 보낸 북쪽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한다. 북쪽이 진심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대북 전단 살포 문제는 작은 사안인데도 이를 고위급 접촉의 조건으로 삼는 태도는 모순이라는 것이다. 중앙 역시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고위급 접촉의 전제조건으로 삼겠다는 북한의 태도를 문제삼고 있다. 북한이 “법적 근거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전단 살포를 방임하는 것은 대화 분위기 조성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남측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두 사설은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 문제가 고위급 접촉을 무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공통된 입장을 보인다. 하지만 대북 전단 살포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관점이 다르다.



한겨레는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고 말한다.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정부의 태도는 이 문제를 방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표현의 자유’ 논란을 넘어 안보 문제가 된 대북 전단 문제를 대하는 우리 정부에 책임을 묻는다. 이에 비해 중앙은 “민간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활동까지 정부가 강제로 막을 순 없는 것이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라고 주장한다. 전단 살포 금지를 조건으로 내세우는 북한의 태도는 대화 의지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안보 문제와 관련된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민간단체가 대북 지원 물품을 북쪽으로 날려 보내도 지금처럼 방관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중앙은 남북 관계의 큰 틀과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대북 전단 살포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이 문제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법질서 안에서 풀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겨레는 최근 확인하기 어려운 북쪽의 군사 위협을 강조하는 것은 남북 관계를 풀려는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정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전단 문제 등에 대처하라고 주문하며 북한도 소아병적인 태도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이에 비해 중앙은 북한이 남측 정부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라고 고집해서는 안 되며 정부도 민간단체에 자제를 촉구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강화하라고 주문한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사설이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류대성
용인흥덕고 국어교사
남과 북이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전제조건을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일단 만나서 열린 자세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남과 북은 회담에 앞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둘로 갈라져 살아가는 한민족의 비극적 현실을 평화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통일에 대한 ‘의지’만이 ‘방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류대성 용인흥덕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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