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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BBC 심포니는 되고 KBS교향악단은 어려운 것은 …

중앙일보 2014.11.11 00:06 종합 23면 지면보기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18·19일 내한 공연한다. 드보르자크·쇼스타코비치 등을 연주한다. [사진 빈체로]
1985년 9월 독일 자르브뤼켄. 지휘자 정명훈이 윤이상의 교향곡 3번을 초연했다. 오케스트라는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음악칼럼니스트 한정호씨는 “유럽의 방송교향악단은 새로운 작품을 발굴하고 연주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며 “윤이상 작품의 초연 또한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작품 발굴·소개하는 실험
현존 작곡가 키우는 역할 아쉬워

 세계적 오케스트라 중 ‘방송교향악단’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이 많다. 영국 BBC 심포니, 일본 NHK 심포니, 프랑스의 라디오프랑스 필하모닉 등이다. 이들의 성격과 역할은 뭘까. 이달 한국에도 잇따라 들어온다. 18·19일 독일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지휘 마리스 얀손스),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지휘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



 방송교향악단은 20세기 초에 생기기 시작했다. 1930년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와 함께 성장한 NBC 심포니가 유명한 예다. 본래 역할은 방송의 배경음악 연주였다.



 최근 유럽 내 방송교향악단의 큰 역할은 같은 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다. 이른바 ‘클래식’이라 이름 붙은 공연은 주로 18~19세기 작품 연주에 집중된다. 그런데 방송교향악단이 20세기 이후의 ‘현대음악’에 집중하는 이유는 공익성 때문이다. 전파라는 공공재를 소유한 만큼,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된 현대음악을 후원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경우 올 가을 시작한 2014 시즌에 10곡을 세계 초연한다. 해리슨 버트위슬·빈코 글로보카르처럼 혁신적 음악을 내놓지만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들을 집중 조명한다. 이 오케스트라는 20세기 이후 현대음악 만을 다루는 공연의 시리즈인 ‘무지카비바’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방송교향악단의 또 다른 특징은 공연의 실황 중계다. 거의 모든 공연을 라디오로 생중계한다. 청중은 티켓 값을 내지 않고도 세계적 수준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들을 수 있다. 이 같은 방송교향악단이 독일에만 열 곳이 넘는다.



 한국의 방송오케스트라는 KBS교향악단이다. 루마니아 태생의 지휘자 요엘 레비를 올해 초 새 수장으로 맞은 후 소외된 지역에서의 음악회 등에 주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외국의 방송 교향악단에 비하면 독특한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 한 음악평론가는 “외국과 비교해 볼 때 방송교향악단으로서 역할이 아쉽다”며 “오케스트라로서 성장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현존 작곡가 육성, 클래식 음악의 보급 등에도 기여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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