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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밖으로 나온 ‘카톡 은행’

중앙일보 2014.11.11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11일부터 ‘카톡 은행’이 업무를 시작한다. 다음카카오가 금융결제원 및 시중은행 16곳과 손을 잡고 ‘카톡판 전자지갑’인 뱅크월렛 카카오(뱅카)를 출시하는 것이다. 카카오톡 사용자가 은행 계좌를 뱅카에 등록해놓고 돈을 충전(최대 50만원)하면,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톡에 등록된 친구에게 바로 송금할 수 있다. 점심값 나눠내기, 축의금 보내기 같은 소액 송금이 카톡 한 번으로 해결되는 셈이다. 또 모바일 현금카드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용하면 ATM 기기에서 출금을 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물건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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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 관계자는 “9월부터 서비스 중인 ‘카카오페이’가 모바일 결제 위주의 서비스라면, 뱅크월렛 카카오는 오프라인 결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비스 대상이 더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3700만 명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톡이 스마트폰 밖 오프라인 상거래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핀테크(FinTech)’가 국내서도 모바일→온라인→오프라인 상거래로 이어지는 O2O(Online to Offline) 트렌드와 결합한 것이다. 다음카카오는 쇼핑 앱인 카카오픽이나 동네슈퍼도 활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 마케팅 플랫폼 옐로아이디, 출시 준비 중인 카카오택시 등 대표 서비스에 카카오페이와 뱅카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10㎝ 내 근거리에서 무선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NFC(뱅카)나 바코드(카카오페이) 기술이 활용될 예정이다.



 사실 핀테크 기업들에게 모바일 시장은 너무 좁다. 이보경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이미 광고와 검색·SNS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IT기업이 결제수단까지 갖추면 파괴력이 더 커진다”며 “오프라인에는 배달앱이나 택시·티켓 등 온라인과 연결될 수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사업기회가 많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커머스 시장규모는 지난해 3조4000억원, 내년엔 4조8000억원 규모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웹 기반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시장이다. 온라인커머스는 모바일보다 20배 이상 큰 75조원, 소매 상거래 시장 규모는 모바일커머스의 170배 이상인 574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국내 다른 IT기업들도 최근 들어 핀테크를 시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커머스 플랫폼 ‘시럽(Syrup)’을 서비스하는 SK플래닛은 최근 이랜드리테일과 손잡고 시장 확대에 나섰다. 시럽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전국 백화점과 마트에 입점한 이랜드 매장에 들어설 때마다 이벤트 소식과 쿠폰이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발송되는 식이다. 매장 내에 설치된 골프공 크기의 블루투스 기기 비콘(Beacon)이 시럽 사용자들에게 쿠폰을 발송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내년에는 결제서비스를 결합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말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연내에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10만원까지 송금을 할 수 있는 전자지갑 ‘삼성월렛’을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IT기업들은 한참 앞서 있다. SK플래닛처럼 비콘을 활용한 ‘페이팔 비콘’이나 NFC로 신용카드 결제를 현실화한 애플페이는 오히려 평범한 축에 속한다. 세계 최대의 소비자를 보유한 중국 IT 공룡들이 선두에 있다. 알리바바 계열인 알리페이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후 세금을 빨리 환급받을 수 있도록 ‘NFC 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텐센트·바이두도 경쟁적으로 비슷한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최근 “애플과 지불결제 사업에서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향후 핀테크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유럽에선 영국 정부가 핀테크 육성정책을 추진중이고, 핀테크 스타트업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박수련 기자 africasun@joognang.co.kr





◆핀테크(FinTech)=금융(Financial)과 정보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결제·송금·대출·자산관리 등 각종 금융서비스에 모바일을 축으로 한 정보기술(IT)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일컫는다. 은행·카드사 같은 기존 금융권보다 다수 가입자 플랫폼을 가진 IT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고 핀테크를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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