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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개선에 65억 들인 수성못, 바람 불 땐 악취

중앙일보 2014.11.05 00:55 종합 20면 지면보기
3일 대구시 수성못 유원지의 데크형 다리 앞쪽 물이 뿌옇게 흐려져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수생식물 보호를 위해 친 망에는 부유물 등 각종 찌꺼기가 시커멓게 끼어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 1일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 유원지. 못 동쪽에 있는 데크형 쉼터에서 사람들이 잉어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과자와 빵 부스러기를 던지자 길이 30∼40㎝짜리 잉어가 몰려들었다. 수심 50㎝ 남짓한 못은 잉어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탁했다. 더 얕은 곳의 돌에는 흙 색깔의 부유물이 잔뜩 끼어 있었다. 주민들은 “지난해 수성못 정비사업을 한 뒤 물이 잠시 깨끗했지만 여름 이후 다시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 끌어오고 물풀 심었지만
탁해지고 부유물도 늘어
하수 유입 의심, 시민들 불만
구청 “수질, 전과 차이 없다”



 시민의 휴식처인 수성못의 수질이 도마에 올랐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나쁘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다. 수성구청은 수성못 수질 개선을 위해 인근의 신천 물을 끌어들이는 도수로를 확장했다. 못가에 물풀을 심고 데크형 산책로와 흙길도 만들었다. 물을 순환시켜 수질을 개선하고 시민들이 생태공원에서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루 2000t인 유입수를 1만t으로 늘려 평균 1년인 저수지 물 교체 기간을 70일로 줄였다. 사업비로 모두 65억원이 들었다. 하지만 못 바닥 준설은 하지 않았다. 수질이 그 정도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정비사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수성호텔 앞 데크식 산책로 아래 물은 회색을 띠고 있다. 돌에는 푸른 이끼 등 지저분한 부유물이 보기 흉하게 달라붙어 있다. 수생식물이 뿌리를 내리도록 설치한 보호 그물에도 흙색의 부유물이 잔뜩 끼었다. 운동하던 50대 여성은 “바람이 불 때면 하수구 냄새 같은 악취도 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생활하수 유입을 의심한다. 물 색깔이 세탁한 뒤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상가가 밀집한 못 동쪽의 수질이 유독 좋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주민 신철식(68)씨는 “거액을 들여 수질 개선사업을 했으면 달라져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며 “구청이 나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수질조사에서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여름 신천에 시민 물놀이장을 만들면서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성못으로 들어가는 물을 차단한 적이 있다”며 “이에 따른 영향인지 확인하겠다”고 했다.



 일부 이용객은 못 주변 정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전거를 이용해 수성못을 찾는 사람이 많지만 자전거 도로가 없어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수성호텔 앞에서 수성못 오거리 사이 600여m 구간에는 산책로인 흙길만 있다. 이 때문에 사람과 자전거가 뒤엉켜 부딪치는 일이 잦다. 왕복 2차로인 옆 도로에는 차량이 많아 자전거가 다니기 어렵기 때문이다.



홍권삼 기자





◆수성못=농업용 저수지로 1927년 건립됐다. 69년에는 못 주변 17만7900㎡가 유원지로 지정됐다. 봄·가을 휴일에는 하루 수만 명이 찾는 도심 호수공원이다. 못 둘레 2㎞에 산책로와 체육시설이 설치돼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아름드리 벚나무와 느티나무가 많아 단풍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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