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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펀치 한 방에 끝

중앙일보 2014.11.05 00:15 종합 24면 지면보기
해결사 강정호(오른쪽)가 넥센의 한국시리즈 첫 승을 이끌었다. 강정호가 4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1차전에서 2-2 동점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초 2점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그는 이날 홈런 한 개 3타점으로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대구=뉴스1]


팽팽한 투수전과 수비전은 오래 가지 않았다. 넥센 강정호(27)의 홈런포가 삼성을 눌렀다.

넥센 4 - 2 삼성
8회 동점서 승부 결정짓는 투런
포스트시즌 세 경기 연속 홈런
19일 쉬고 나온 사자에 기선 제압
조상우, 2이닝 무피안타 KS 첫 승



 넥센이 4일 대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삼성을 4-2로 이겼다. 역대 KS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80%(30회 중 24회)에 이른다.



 강정호는 2-2이던 8회 초 무사 1루에서 삼성 두 번째 투수 차우찬으로부터 좌중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총알 같은 강정호의 타구는 비행을 멈추지 않고 좌중간 관중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플레이오프(PO) 3,4차전을 포함해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외다리 타법으로 ‘게스 히팅(guess hitting·구질을 예상하고 타격을 하는 것)’을 하는 그의 노림수가 딱 맞아 떨어진 장면이었다.



 경기 후 강정호의 인터뷰에서 비밀이 공개됐다. 그는 “경기 전 (동갑내기인) 차우찬이 나에게 변화구로 승부한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진짜 변화구를 던져서 쳤다”며 설명했다. 차우찬 말의 진위야 어쨌든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결승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린 강정호는 KS 1차전 MVP로 선정됐다.



 1차전은 힘과 힘의 대결이었다. 19일을 쉬고 KS 4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은 밴덴헐크(29)를 선발로 올렸다. 평균자책점(3.18)과 탈삼진(180개) 1위에 오른 밴덴헐크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정규시즌 챔피언답게 삼성은 플레이오프(PO) 네 경기를 치르고 올라온 넥센을 힘으로 윽박지르려 했다.



 넥센은 다승왕(20승6패) 밴헤켄(35)을 선발로 냈다. 넥센은 LG와의 PO부터 밴헤켄의 KS 1차전 등판을 계산했다. PO에서는 그를 한 번만 쓰고 KS 1차전에 내보내기 위해 엿새 전인 10월 28일 PO 2차전에 등판시켰다.



 정규시즌 종료 후 3주간 쉰 밴덴헐크는 최고 시속 155㎞의 빠른 공을 높은 코스로 자신있게 던졌다. 좁은 대구구장에서 넥센의 홈런 타자들을 상대하기엔 꽤 위험한 전략. 그러나 힘 있는 밴덴헐크의 높은 공은 홈런을 맞지 않았고, 오히려 넥센타자들의 시선을 교란했다.



 밴덴헐크를 흔든 건 대포가 아니라 소총이었다. 3회 초 넥센 선두타자 서건창은 9구 접전 끝에 우중월 3루타를 때려냈다. 밴덴헐크가 자랑했던 높은 공이 서건창의 짧은 스윙에 걸렸다. 이어 2번타자 로티노가 높은 공을 받아쳐 중월 2루타를 터뜨렸다. 선취점을 뽑은 넥센은 1사 1·3루에서 강정호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앞섰다.



 밴헤켄은 특유의 코너워크로 삼성 타자들을 공략했다. 특히 최형우·이승엽·채태인 등 왼손타자들에게 날카로운 몸쪽 공을 던졌다. 그러다 3회 말 무사 1루에서 삼성 1번타자 나바로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힘싸움의 승패는 7회까지 나지 않았다. 이후엔 벤치싸움이 진행됐다. 선발의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게 관건이었다.



7회 초 1사에서 밴덴헐크가 내려가고 왼손 차우찬이 올라오자 흐름이 바뀌었다. 1사 후 차우찬은 몸 맞는 공에 보크까지 저질러 2사 2루 위기에 몰렸다가 유한준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8회에도 차우찬을 내보냈다. 지난해까지의 삼성과 올해 삼성이 다른 점이다. 특급 마무리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떠난 삼성은 동점에서 안지만·임창용을 과감하게 투입하지 못했다.



 불펜의 힘에서도 넥센이 앞섰다. 7회 말 등판한 조상우는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손승락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5일 열리는 2차전 선발로 삼성은 윤성환, 넥센은 소사를 예고했다.



대구=김식·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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