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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예쁘고 특이하죠

중앙일보 2005.07.07 21:26 종합 19면 지면보기
몸이 유선형이 아니라 공처럼 둥근 '진주린( 珍珠鱗)', 두 눈이 하늘을 향한 '정천안(正天眼)', 눈 밑에 풍선 같은 임파액주머니가 달린 '수포안(水泡眼)', 머리에 숫사자 털 같은 혹이 난 '라이언 헤드', 머리는 작고 몸 길이보다 키가 더 커 뒤뚱거리며 헤엄치는 '유금'…


나주 '금어마을', 희귀 130종 보유





매니아들이나 기르지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 금붕어들이다. 값 또한 한 마리에 적게는 수만원, 많게는 수십만원씩 나간다. 진주린의 경우 공 모양인 품종 특성이 잘 나타난 A급은 300만원이 넘는다.



이같은 고급 금붕어들만을 기르는 '금어(金魚)마을'이 최근 나주시 다도면 판촌리 나주호 변에 문을 열었다.



이곳 가로.세로 3m씩의 수조 23개에서는 1만마리 이상의 희귀 금붕어들이 자태와 색깔을 뽐내고 있다.



금붕어는 세계적으로 400여종이 있으며, 금어마을에는 현재 130여종이 있다.



주인 최다식(47)씨는 "국내에서 단연 가장 많은 품종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20여년 전부터 잉어.메기 등을 길러 온 그는 3년 전 중국에 갔다 광저우(廣州)에 있는 세계 최대 금붕어 유통업체에서 각양각색의 금붕어들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희귀 품종의 우량 개체는 부르는 게 값일 만큼 부가가치가 크다는 점을 알고 금붕어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중국.일본.네덜란드 등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나도 가진 게 대부분 C.D급들"이라며 "A급 종어(種魚)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붕어는 같은 품종이라도 고유의 체형.색깔 등이 얼마나 지녔느냐에 따라 A.B.C.D.등외 급으로 분류된다. 또 등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서 A급은 웬만한 품종도 마리당 수십만원에 거래된다. 희귀종 A급은 워낙 고가라서 매니아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한다.



최씨가 지난해 7월 브라질의 한 수족관에 수출한 길이 26~28㎝, 무게 1.2㎏의 '투명 오색 란쭈' A급 10마리는 값이 한 마리에 1000만원이나 됐다. 등지느러미가 없으며 옆에서 볼 때 등이 활처럼 휘고 5가지 색깔이 어우러져 '금붕어의 왕자'로 불리는 품종이다.



현재 국내 금붕어 시장은 매우 쇠락한 상태다. 수족관 업자들이 물을 데우는 히터 등을 함께 팔아 이익이 많은 열대어 쪽으로 소비자들을 유도한 영향이 크다. 금붕어 양식장이 많이 없어졌고, 남아 있는 곳조차 근친교배로 품종 특성이 희미해진 것들을 생산하고 있다. 양식업자와 상인들 사이에는 식용 물고기처럼 ㎏ 단위로 거래할 정도다.



5000여평에 금붕어 전시장.체험장도 꾸미고 있는 최씨는 큰 꿈을 가지고 있다. 주변 농가들에게 몇종씩 전문적으로 기르게 한 뒤 모아서 출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계획대로 이뤄지면 국내.외 금붕어 거래상과 매니아들이 나주시 다도면으로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양식 금붕어가 색깔이 잘 날 뿐만 아니라 춥거나 더운 곳으로 수출해도 적응을 잘하는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글=이해석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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