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프로 볼러'된 신수지 "올림픽보다 더 떨렸지만…"

중앙일보 2014.11.02 18:18
리듬체조 스타 신수지(23)가 다시 선수가 됐다. 이번엔 프로 볼러다.



신수지는 2일 경기도 수원 퍼펙트볼링센터에서 끝난 2014 한국프로볼러 선발전에서 24게임 합계 4519점(평균 188.29점)을 기록해 프로 테스트 기준 기록(평균 185점 이상)을 통과했다. 참가자 10명 중 다섯번째로 좋은 성적을 낸 신수지는 모든 투구를 마친 뒤, 환하게 웃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11년동안 리듬체조 선수로 활동한 신수지는 손연재(20·연세대) 등장 이전까지 원조 리듬체조 요정으로 불렸다. 전국체전 5연패(2006~2010)를 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출전해 12위에 올랐다.



2011년 10월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은퇴한 신수지는 볼링에 은퇴 후 인생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지인들과의 모임을 통해 볼링을 처음 접한 뒤, 지난 1월부터 아예 프로 볼러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신수지는 "은퇴 후 공허한 마음에 우울증까지 걸렸지만 볼링핀을 쓰러트리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리듬체조를 하면서 다루던 400g 공이 아닌 14파운드(약 6.35㎏)의 무거운 볼링공에 신수지는 주 5일, 하루 평균 4~5시간 이상 쏟아부었다. 워낙 볼링공과 씨름을 많이 해서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겼다. 신수지를 지도한 박경신(37) 프로는 "신수지의 훈련량이 남들보다 많았다. 스스로 훈련을 자처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몇 년 해도 통과하기 힘든 선발전에서 입문 1년도 안 돼 이 정도 성적을 낸 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신수지는 선발전 첫날인 1일에 12게임 평균 181.83점을 기록해 기준 기록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둘째날 17·18게임에서 각각 237점, 227점을 기록하며 평균 점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연습 때 평균 200점까지 쳤는데 생각보다 안 나와 아쉽다"던 신수지는 "올림픽 때보다 더 떨렸다. 그래도 다행히 통과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프로 볼러 신수지는 이달 9일 대전에서 열리는 '잇츠 대전 국제 오픈대회'를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열리는 각종 프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신수지는 "리듬체조 선수 생활을 하면서 1등을 지켜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프로 볼러로서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만큼 차근차근 배우고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수원=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