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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이 들은 유바바의 호통 소리 내 귓가에 울리는 듯 했죠

온라인 중앙일보 2014.11.02 01:40
1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포르코 앞에서 포즈를 취한 노혜진·박지원양(왼쪽부터).



[체험평가단이 간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2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 등장하는 유바바와 김혜선양. 유바바의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1만5000원 소인 1만2000원

(25개월 이상 만 18세 이하) 생후 24개월 이하 무료

관람기간 2014년 9월 3일~2015년 3월 1일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오후 7시 입장마감)

위치 서울 용산역 현대 아이파크몰 6층 특별전시관 문의 1688-6875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가는 진기한 경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이하 지브리)가 3차원 입체조형물로 한국을 찾았다. ‘센과 치히로의 모험’등 6개의 대표 작품을 중심으로 설치된 이번 전시를 애니메이션과 함께 소개한다.



글=이지은 기자 , 사진=우상조 기자



하 울의 움직이는 성



영화는 2005년 베니스영화제 기술공헌상을 수상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2004)은 지브리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청춘남녀의 사랑이 이야기의 주요소다. 영국 다이애나 존스의 1986년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영화는 생물학적으로는 젊지만 마음이 노인처럼 늙은 소피를 마음 상태와 동일하게 할머니 외모로 바꾸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야자키의 대다수 작품에 등장하는 공중비행과 전쟁에 대한 반감, 판타지적 변신이 어우러졌다.



전시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커다란 ‘하울의 성’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거대한 마법의 성이 전신을 뒤흔들며 걷는 모습이다. 영화 속에서 갓 튀어나온 듯 살아 움직이는 형상은 일반 성인의 키를 훌쩍 넘을 만큼 크다. 하울의 성을 지나면 주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성의 내부 공간이 펼쳐진다. 불의 정령 카루시파(캘시퍼)가 자리잡은 간이부엌에는 갓 깨뜨린 달걀과 베이컨이 올려진 프라이팬이 있다. 손잡이를 쥐면 치익하고 소리까지 난다. 옆에는 실제 크기로 제작된 하울과 소피, 하울의 제자인 마르쿠르와 강아지 힌이 애니메이션 속 자세 그대로 서 있고, 식탁 위에는 하울의 마법책과 도구가 쌓여 있다. 눈썰미가 좋다면 창문 밖에 서 있는 허수아비도 발견할 수 있다. 부엌을 지나면 하울의 꽃밭이 펼쳐진다. 실제로는 작은 공간이지만 양쪽 벽면에 거울을 마주보도록 설치해 끝없이 이어지는 꽃밭으로 꾸몄다.





모노노케 히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영화는 환경파괴와 그에 대한 경고는 미야자키의 일관된 메시지 중 하나. 이를 표면적으로 다룬 작품이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이다. 일본 도쿄 인근의 뉴타운 개발로 생존을 위협받는 너구리들이 인간세계와 맞서 싸우는 내용을 다뤘다. 인간들을 연구하기 위해 TV를 설치한 너구리들이 오히려 TV에 중독되거나, 햄버거와 피자에 맛들인 너구리의 고민은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지브리 작품 중 최초로 컴퓨터그래픽(CG)를 사용했다. 일본 개봉 당시 3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모노노케 히메’(1997)는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이야기 구성에 16년, 제작에 총 3년이 소요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지브리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지브리를 세계적 애니메이션 회사로 만들었다. 그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우수 영화음악상 수상을 계기로 월트 디즈니와 협력 계약을 맺어 전 세계 배급 창구를 마련하기도 했다.



전시는 대자연 속 모노노케 히메를 만날 수 있다. 전시공간은 6개 작품 중 가장 좁다. 야쿠르를 타고 여행을 하는 아시타카 옆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주요장면이 펼쳐지는데, 애니메이션이 일시 중지되며 스크린이 어두워지면 장막 뒤로 서서히 시시신(사슴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시신을 지나 다음 전시관에 들어서면 노랫소리와 함께 너구리들이 사는 방이 나온다. 수십 년 전 일본의 소시민들이 생활하던 집과 유사한 구조다. TV속에선 흑백화면의 프로그램이 나오는 등 아기자기한 소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웃집 토토로



영화는 지브리를 탄생시킨 작품은 198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다. 이 작품이 흥행하면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작품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을 모아 1985년 이탈리아어로 사막의 바람이라는 뜻을 담은 지브리 스튜디오를 창립했다. 이후, 지브리의 세계관을 인정받게 된 작품이 ‘이웃집 토토로’(1988)다. 당시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서정적인 감성과 자연친화적인 줄거리는 일본 평단에서 극찬을 받았다.



전시는 전시관 입구에 설치된 사츠키와 메이의 집에는 간단한 트릭아트가 숨어 있다. 한쪽 눈을 감고 감상하라는 안내문대로 하면 두 눈으로 볼 때는 평면적이고 좁게 느껴졌던 공간이 입체적으로 탈바꿈한다. 착시현상을 의도한 작품이다. 숲에서 이어지는 터널을 지나면 나무 구멍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토토로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토토로를 만나러 간다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숲길의 천장은 실제 숲처럼 풀이 무성하게 장식됐다. 실제로 전시관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인 토토로의 숲길을 걷다보면 눈앞에 커다란 나무가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메이가 작은 토토로를 따라가다 떨어진 바로 그 나무다. 나무에는 총 11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곳에 눈을 대고 들여다보면 나무 속에서 잠을 자고 있는 귀여운 토토로 일가를 훔쳐 볼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토토로의 배가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위아래로 들썩거려 재미를 더한다. 구멍의 위치마다 보이는 각도가 달라 어디에서 보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나무 옆에는 토토로와 사츠키·메이 자매가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는 명장면을 실제 크기와 동일하게 재현했다. 기념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소리와 영상 효과로 비가 오는 것처럼 느끼게 꾸몄다.





붉은 돼지·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는 ‘붉은 돼지’(1992)는 제1차 세계대전에 공군으로 참전한 뒤 전쟁과 인간에 대한 혐오감으로 스스로 돼지로 변한 포르코 로소의 이야기를 다뤘다. 1920년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미야자키의 반전사상과 무정부주의적 시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은 현재까지 지브리 최고 흥행작이자 일본 역대 최고 흥행작이다. 일본에서 304억 엔, 전 세계에서 2억7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을 받았다. 음식에 탐욕을 부리다 돼지로 변한 부모님을 잃고 신들의 온천여관에 온 치히로가 여관주인 유바바에게 ‘센’이란 이름을 받고 일하면서 겪는 다양한 사건을 그렸다. 아이의 성장과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가득하다.



3 야쿠르를 타고 여행하는 아시타카 4실제로 다리를 움직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5 프라이팬의 손잡이를 잡으면 실감나는 소리가 들린다. 6 비오는 날 함께 서있는 사츠키와 메이, 토토로.



전시는 돼지로 변한 포르코 로소와 그의 비행기 사보이아 S-21을 실제 크기로 볼 수 있다. 벽면의 아트박스에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화면을 입체적으로 묘사했다. 유바바의 집무실에 서면 지금 막 그의 불호령이 내게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눈을 돌리면 대형 여관 앞에서 더욱 작아보이는 센이 맞이한다. 마지막으로는 센이 된 것처럼 열차를 탄 가오나시 옆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



스튜디오 지브리를 설립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3). 일본 역대 흥행작 10위 중 미야자키의 작품이 4편이나 될 정도로 흥행의 마이다스 손이기도 하다. 1941년생인 그는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났다. 군국주의 시절 일본에서 큰아버지는 군수공장인 ‘미야자키’ 비행기 회사의 소유주였고, 아버지는 공장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사업도 덩달아 망하게 된다. 거기에 더해 어머니는 난치병을 앓게 되는데, 이러한 기억은 이후 미야자키의 작품 세계에 아픈 어머니(이웃집 토토로) 또는 전쟁에 대한 반감(붉은 돼지)과 비행에 대한 동경(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소중 체험평가단의 소감



노혜진(성남 송림중 3) | “구간마다 벽에 써져 있는 글귀들과 아트박스들이 기억에 가장 남아요. 영화 속 장면들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만들어줬거든요. 아트박스와 글귀들을 살피면서 관람하는 것도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김혜선(수원 천천초 6) | “모형들이 영화를 3D프린터로 찍어 그대로 갖다 놓은 것 같이 생생했어요. 아트박스를 체험할 땐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전시돼 있는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미리 보고 가면 이해와 재미를 둘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지원(성남 판교초 6) | “입체조형물들을 직접 보니 실제로 주인공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좋았어요. 모노노케 히메 전시관에서는 자연파괴에 대한 생각을 한 번씩 해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고요. 생각보다 공간이 작고 관람시간이 짧아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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