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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강동윤 '무명 반란'

중앙일보 2005.07.01 05:38 종합 27면 지면보기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예선전이 지난달 29일 8일간의 열전을 끝냈다. 자동 출전권을 가진 이창호 9단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국가대표는 조한승 8단, 원성진 6단, 유재형 7단, 강동윤 3단. 44대1의 관문을 뚫은 생존자들의 이름은 예상을 한참 빗나갔다.


농심배 세계최강전 국가대표 선발전

치열하기 짝이 없는 예선전 토너먼트에서 조훈현.유창혁.서봉수등 과거의 간판 스타는 물론이고 이세돌.최철한.박영훈.송태곤 등 소위 '신4천왕'도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한국의 7연패는 어려워보인다"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6회 때는 이창호 9단이 막판 5연승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한국의 6연패를 이어갔다. 7회 때는 어떤 기적이 기다리고 있을까.







◆ 새로운 스타 강동윤 3단= 각조 44명,4개조로 나뉘어 치러진 예선전에서 C조는 단연 '죽음의 조'로 꼽혔다.이곳엔 이세돌.최철한.유창혁.송태곤.목진석 등 한국리그에서 랭킹 8위 안에 드는 5명의 강자가 몰렸다.



결과는 놀랍게도 16세 소년기사 강동윤 3단의 우승. 강동윤은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과 시종 난투극을 벌인 끝에 아슬아슬한 반집승을 거둔 뒤 결승에서 박승현 4단을 불계로 격파하며 한국대표 티켓을 거머쥐었다.



권갑룡 도장 시절부터 출중한 기재(棋才)로 꼽혀온 강동윤은 1989년 서울 생. 2002년 프로가 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달려왔고 속기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죽음의 조인 C조에서 유창혁은 송태곤에게 졌고 송태곤은 강동윤에게 졌다. 최철한은 이세돌에게 졌고 목진석은 김강근에게 각각 무너졌다.



◆ 농심배와 이세돌의 악연= 이세돌 9단은 이번까지 7년간 농심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1회 때는 조훈현 9단, 2회 이현욱 6단, 3회 최규병 9단, 4회 김동엽 8단, 5회는 불출전, 6회 최철한 9단, 그리고 이번엔 강동윤 3단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창호 9단과 함께 한국 바둑의 원투펀치로 꼽히는 이세돌이 단 한번도 국가대표가 되지 못한 것은 바둑계의 미스터리다.



◆ 이창호의 자동 출전권= 농심배는 처음엔 이창호 9단을 포함한 모든 기사가 예선전에 출전했었다. 단 주최측은 4명만 예선에서 뽑고 한명은 와일드 카드를 적용했다.이 와일드카드는 이창호 9단의 탈락에 대비한 것. 이창호는 외국에서 최고의 인기기사이기에 흥행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존재였다.



6회 때부터 이창호에겐 아예 자동 출전권이 부여됐다. 그간 한국의 마지막 수문장으로 우승컵을 지켜온 공로도 참작되었다.



◆ 조한승.유재형은 첫 대표=강동윤과 함께 조한승 8단과 유재형 7단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미 실력은 검증받았으나 대표와 인연이 없던 조한승은 김성룡 9단과 이영구 4단을 꺾은 뒤 결승에서 조훈현 9단을 제압했다.



유재형 7단은 김주호 6단, 박정상 5단 등 상승세의 강자들을 연파하고 결승에서 윤성현 9단을 꺾어 또하나의 이변을 연출했다.



비교적 대진운이 좋았던 원성진 6단은 온소진 2단에 이어 안조영 9단을 꺾고 200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표가 됐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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