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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기자의 교육카페] '희망과 공포의 관계 설명하라' … 달라진 대입 면접, 암기론 못 풀어

중앙일보 2014.10.30 00:38 종합 16면 지면보기
김성탁
교육팀장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201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진행 중입니다. 일부 전형은 면접까지 마치고 1차 합격자 발표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시에서 면접은 서류평가 이후 2단계에서 주로 반영되는데, 30~50% 비중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올해 전체 모집인원의 64%가 수시인데, 2016학년도엔 더 늘어나 66.7%가 됩니다. 상위권 대학에선 수시가 70%를 넘기 때문에 면접의 영향도 커질 전망입니다. 각 대학과 면접 담당 교수들이 무엇을 집중적으로 보는지 알면 수험생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가 그려집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부터 문제풀이형 면접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공계에서 치르던 고난도 수학 문제풀이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대신 이공계에서도 인문사회계처럼 ‘말로 하는 논술’에 해당하는 면접이 등장했습니다. 지문을 제시하고 주어진 시간에 생각을 정리하게 한 뒤 교수들 앞에서 수험생이 의견을 밝히고 질문에 답하는 형태입니다.



 연세대 특기자전형(과학공학인재)에선 정의·정리·증명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즐거움·괴로움·희망·공포·스트레스 같은 여러 단어의 정의·정리를 제시문으로 보여줬습니다. 이를 사용해 희망과 공포의 관계를 수험생이 설명하고, ‘나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즐거움은 선(善)이다’라는 문장을 수험생이 증명하도록 주문했습니다. 고려대 국제인재전형 면접에선 조선시대 신분 상승과 세계 이민자 수 추이 자료 등이 제시문으로 나왔습니다. 수험생에겐 이민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해결책을 유엔 사무총장 입장에서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두 제시문에서 공통으로 떠오르는 단어에 ‘느끼다’라는 말을 결합해 새로운 단어를 유추한 뒤 자유롭게 이야기해 보라는 과제도 주어졌습니다.



 연세대 입학팀 관계자는 “지식이 많은지를 파악하려는 게 아니라 심층 사고력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이라며 “정답이 있는 게 아니므로 자신의 논리를 세워 정연하게 발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꾸준한 독서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추려내는 능력을 갖춰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암기 위주 학습이나 국·영·수 전문 학원만 뺑뺑이를 돌아서는 이런 능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수시 위주로 변화하는 대입 흐름을 감안하면 초·중학교 때부터 객관식 문제 맞히기에만 에너지를 쏟으면 곤란합니다.



 제시문 없이 문답으로만 진행되는 면접에서도 이런 능력은 긴요합니다. 국민대 국민프런티어전형 전자공학부에 지원했던 학생은 “자기 소개에 이어 입학 후 계획이 뭔지, 장래희망과 진로를 언제 정했는지, 고교 과학동아리에서 실제로 한 활동이 구체적으로 뭔지 등을 묻더라”며 “교수들이 질문에 사용한 자료는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힌 내신과 비(非)교과 활동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합니다. 연세대는 수시 요강에서 제시문 없이 진행되는 면접과 관련해 ‘의사소통 능력 및 자기주도 활동 역량을 평가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내신 및 수능 준비와 병행해 진로를 탐색하면서 관련된 교내 활동이 자신의 학생부에 담기도록 하고, 독서와 경험을 통해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는 것이 변화하는 입시를 따라잡는 지름길입니다.



김성탁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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