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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곡이 묘약이었네 … 살아난 '슈스케'

중앙일보 2014.10.27 00:35 종합 21면 지면보기
24일 ‘슈퍼스타K6’ 서태지 미션에서 신곡 ‘소격동’을 부르고 있는 참가자 곽진언. 심사위원으로부터 “리메이크의 정석”이란 평을 들었다. [사진 CJ E&M]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슈퍼스타K6’(Mnet,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기사회생했다. 매회 숨겨진 명곡을 재조명하며 평균 시청률 4~5%를 기록 중이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며, 음원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24일 최종후보 8명의 생방송 무대에선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서태지편을 방송했다. 1집 ‘난 알아요’부터 9집 ‘소격동’까지 서태지의 음악을 시대별로 되짚었다. 그동안 서태지의 노래는 리메이크를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들을 수 없었다. 제작진의 오랜 설득 끝에 출연한 서태지는 “후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간다”는 소감을 남겼다. 이날 참가자 곽진언(23)이 부른 ‘소격동’은 최고점을 받으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슈퍼스타K6’ 인기의 비결
‘당신만이’ 등 시대·장르 넘나들며
참가자와 절묘한 노래 궁합 찾아
곽진언.김필 라이벌 대결 볼거리



지난달 19일 방송에서 이치현과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부른 김필·임도혁·곽진언(왼쪽부터).
 ◆6년간 쌓은 선곡 노하우=새 시즌을 살린 건 ‘선곡의 힘’이었다. 70년대 포크송 이치현과 벗님들의 ‘당신만이’부터 2000년대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의 ‘얼음요새’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노래를 발굴했다. 특히 예선전에서 김필(28)·임도혁(22)·곽진언이 함께 부른 ‘당신만이’는 세 명의 화음이 빛을 발하며 음원차트 20위권 내에서 한달 째 순항중이다. 유튜브 조회 수도 200만 건을 넘어섰다.



 시즌1부터 제작에 참여한 엠넷의 김기웅 국장은 “무대의 성패는 선곡이 반”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팝스타’(SBS)가 팝송으로 선곡의 다양화를 모색하는 반면 슈퍼스타K는 신중현, 조용필이 등장한 70년대 대중가요부터 최신곡까지 1만여 곡을 연도별, 장르별로 촘촘하게 데이터베이스화해 노래를 고른다. 참가자들이 10~20대가 많아 60년대 이전곡은 피하는 편이다.



 선곡의 첫번째 기준은 참가자와 노래의 궁합이다. 단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많이 불린 노래나 정형화된 국민 히트송은 제외한다. 김기웅 국장은 “시즌4에서 화제가 된 ‘먼지가 되어’처럼 멜로디는 알지만 찾아서 듣진 않는 히든 트랙을 발굴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편곡하느냐도 관건이다. 음악감독을 포함해 편곡에 매달리는 인원만 20여 명이다. 원곡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차별화하거나 기승전결과 반전이 있는 구성이 승률이 높다. 후반부에 ‘아리랑’의 음률을 차용한 ‘당신만이’, 아일랜드풍으로 바꾼 ‘걱정말아요 그대’, 전자음악을 통기타와 첼로로 편곡한 ‘소격동’이 그 예다.



 ◆시즌6, 실력자 대거 출연=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즌6의 관전포인트는 두 남성 싱어송라이터 곽진언과 김필의 라이벌 대결이다. 이들은 시즌2의 허각 대 존박, 시즌4의 로이킴 대 정준영을 떠올리게 할 만큼 실력과 스타성 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우선 시청자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 곽진언은 매력적인 저음과 뛰어난 가사 전달력, 편곡 실력까지 갖추고 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김필은 ‘빨간구두 아가씨’의 작곡가 김인배의 외손자로 과거 앨범 발매 경력이 있는 프로급 지원자다. 허스키한 음색으로 어떤 곡도 자신의 색깔로 탈바꿈시켜 매회 심사위원들의 칭찬을 독차지하고 있다. 시즌6는 심사의 공정성과 다변화를 위해 여러 보완책을 마련했다. 지난 시즌 실력자를 대거 탈락시킨 ‘블랙위크’ 제도를 없앴다. 심사위원도 3명에서 4명으로 늘리고, 심사 점수와 문자투표의 비율을 4대6에서 5대5로 바꿨다.



 슈퍼스타K는 지난 6년간 허각·버스커버스커·울랄라세션·로이킴 등 여러 스타를 배출하며 아이돌 중심의 음악판에서 대안모델로 거론됐다. 하지만 예능적인 구성을 강화한 시즌5가 저조한 성적을 거두며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새 시즌을 살린 것은 노래 그 자체였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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