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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럼 밀' 생산 13년 만에 최악 … 스파게티 값 들썩

중앙일보 2014.10.27 00:05 경제 4면 지면보기
전 세계 파스타 애호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파스타의 원료인 듀럼 밀(durum wheat) 생산이 1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60% 이상 생산 캐나다 이상 기후
6개월 만에 가격 두 배로 뛰어

블룸버그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부셸(27.2㎏) 당 듀럼 밀 가격은 12.5 달러까지 치솟았다. 6개월 만에 두 배가 됐다. 당장 영향이 미친 곳은 파스타와 스파게티 가격이다. 미국의 슈퍼마켓 등에서 팔리는 스파게티와 마카로니의 가격은 이미 올라 8월에 1파운드당 1.375 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6.9%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파스타 등의 가격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파스타 애호가들에게는 걱정스러운 소식이다. ‘마카로니 밀’로 불리는 듀럼 밀은 클루텐(gluten)과 단백질의 함량이 높아 쫄깃하고 퍼지지 않는 면을 만드는 데 주로 쓰인다. 파스타는 듀럼 밀로 만든 세몰리나(semolina)라는 밀가루를 따뜻한 물과 섞어 반죽한 뒤 원하는 모양의 틀에 넣어 뽑아낸 것을 통칭한다.



 듀럼 밀 가격이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대의 듀럼 밀 생산 국가인 캐나다의 부진한 작황 탓이다. 캐나다는 전 세계 듀럼 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한 주요 생산국이다. 올해 캐나다의 날씨는 듀럼 밀을 키우기에는 최악이었다. 봄은 너무 습해서 파종 시기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여름은 너무 건조했다. 게다가 수확이 본격화한 이번 달에 접어들면서 우박이 내리고 눈 폭풍이 몰아쳐 작물이 얼어붙는 등 농가의 피해가 속출했다. 그 결과 캐나다 농업국은 올해 전 세계 듀럼 밀의 생산량은 27%나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17일 내놨다. 캐나다를 제외한 미국과 유럽 등의 상황도 좋지 않다. 두 곳의 생산량도 줄었다. 유럽연합의 생산량은 예년의 10% 정도 줄어든 740만t으로 예상됐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 국내 생산은 1.5% 감소한 155만t이 될 전망이다.



 생산량 감소도 문제지만 좋은 재료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밀 가격을 더 밀어 올리고 있다. 미국 노스다코타 인근의 곡물창고에서는 제분용 듀럼 밀의 가격이 부셸 당 14달러를 기록했다. 1등급 듀럼 밀의 경우 최근 1년 전보다 32% 오른 t당 400.93달러에 거래됐다.



알버타 서부 캐나다 밀 경작자협회 스테판 반더발크 부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질 좋은 듀럼 밀을 찾기 위해 곳곳에서 난리다. 만약 질 좋은 듀럼 밀을 살 수 있다면 로또를 맞은 것과 같을 정도”라고 말했다. 듀럼 밀 가격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수확이 시작되는 내년 초반까지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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