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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주최했나 진실공방 … 핵심은 보상문제

중앙일보 2014.10.20 01:41 종합 3면 지면보기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 남경필 경기지사(왼쪽부터)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대책회의를 마치고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곽 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사고 수습과 관련해 모든 권한을 대책본부 측에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빈 기자



경기도·성남시 "이름 도용당해"
이데일리 "경기과진원과 합의"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이데일리 회장, 주최 논란엔 침묵

“행사를 공동 주최하지 않았다. 이데일리가 멋대로 이름을 도용했다.”(경기도·성남시)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진흥원), 성남시와 합의했다.”(이데일리)



 관람객 16명이 사망한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를 누가 주최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가 공동 주최에 합의했는지를 놓고서다. 사고 책임을 누가 얼마나 질 것인지와 닿아 있는 논란이다.



 행사를 준비한 이데일리는 현수막과 팸플릿에 경기도와 진흥원·성남시를 공동 주최자로 표기했다.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는 행사 실무를 맡는 ‘주관사’로 적었다. 이로 인해 사고 직후 책임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와 성남시는 “논의 없이 이름을 가져다 썼다”고 발을 뺐다. 그러자 이데일리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경기도와 성남시의 주최 기관 명칭을 도용하지 않았으며 진흥원·성남시와 합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맞섰다.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 따르면 누구를 주최자로 할 것인가는 행사 실무를 준비한 진흥원과 이데일리가 논의했다. 이와 관련, 진흥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성남시가 행사에 500만원을 지원키로 했으며 이를 김모 본부장에게 보고하자 본부장이 성남시를 주최에 넣자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500만원 지원 계획이 없었다”고 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경찰에서 경기도가 주최 기관에 오른 이유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경기도는) 우리 상부 기관이니까 함께 주최 기관으로 넣어도 문제없다고 진흥원 김모 본부장이 판단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 조사와 별도로 본지가 입수한 축제 행사계획서에는 걸그룹 포미닛 공연이 끝난 뒤 이재명 성남시장과 경기도청 간부가 축사를 하도록 돼 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지역 내에서 열린 행사여서 참석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포미닛 공연 때 사고가 나는 바람에 축사는 하지 않았다.



 경찰은 행사 예산이 애초 2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어든 사실을 알아내고, 예산 때문에 외부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못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사고 책임과 관련, 19일 사고 대책본부가 차려진 성남 분당구청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과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이 사고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곽 회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행사 주관사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주최 기관 논란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경찰은 주최 기관이 어디인지 명확히 가려내 책임을 묻기로 했다.



 2005년 10월 경북 상주시민운동장에서 MBC 가요콘서트가 열렸을 때 입장객이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다친 사고에 대해서는 상주시와 MBC 관계자가 과실치사상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형사처벌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주 사고와 달리 3000명 미만 소규모 공연이어서 적용할 안전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축제 진행자가 환풍구를 향해 몇 차례 “위험하니 그곳에 서 있지 말라. 나와 달라”고 요청도 했다.



 ◆어린이 환풍구 추락, 관리 책임 60%=민사상 손해배상은 이뤄질 수 있다. 이때도 사고에 대한 과실률을 따지는 법적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원지법은 2011년 아파트 지하주차장 환풍구 위에서 놀다 환풍구 입구가 깨지면서 영구 장애를 입은 초등학생 A군 사건에서 아파트 관리회사 등의 부실관리 책임을 인정했지만 놀이시설이 아닌 곳에 올라간 점을 감안해 A군 측에도 40%의 책임을 물었다. 김현 변호사는 “이번 판교 사고는 성인이 관람용도가 아닌 게 분명한 환풍구에 올라간 만큼 이 부분이 배상액 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주관·주최 측 과실 비율이 50%를 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성남=윤호진 기자, 이지상·박민제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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