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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기자의 교육카페] 너무 먹는 아이, 안 먹는 아이 … 성장 멈춘다고 얘기해 주세요

중앙일보 2014.10.16 00:46 종합 25면 지면보기
김성탁 기자
교육팀장
입이 짧아 잘 먹지 않거나 좀 먹었다 싶으면 배탈이 나는 자녀를 둔 엄마들은 걱정이 큽니다. 어떻게든 먹게 하려고 요리를 해봐도 젓가락질 한두 번이 고작입니다. 하루에 먹는 양이 다른 아이의 한 끼 정도인 아이도 있으니 또래에 비해 키가 작고 마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부모는 잘 먹는 아이만 보면 부러워하는데, 많이 먹는 아이를 둔 부모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왕성하게 먹고 쑥쑥 크면 괜찮지만 너무 먹어 살이 찌면 얘기가 다릅니다. 소아비만이 성장의 장애 요인이 될 수 있고, 심하면 당뇨병 같은 합병증을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입에 당기는 음식이라면 흡수하다시피 하는 아이는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두 극단의 아이들에겐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정에서 정확히 설명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기형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한국 부모는 성장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을 좋아한다”며 “건강하다는 표시이긴 하지만 당분과 지방 성분이 많은 패스트푸드를 접하기 쉽고 양이 적어도 칼로리가 높은 음식도 많아 식습관을 잘 지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단 비만해진 아이를 정상으로 돌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이미 생활습관이 형성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조절하기 힘듭니다. 자녀가 많이 먹는다 싶으면 정상 체중일 때부터 부모가 지켜봐야 합니다. 부모가 살이 쪘다면 아이도 비만일 가능성이 높고 당뇨나 고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아이도 그렇게 될 수 있으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많이 먹는 아이들은 고기를 좋아하고 청량음료 같은 단 음식을 선호합니다. 빨리 먹는 습관도 두드러지는데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오기도 전에 많은 양을 섭취하니 천천히 먹도록 지도합니다. 부모가 늦게 귀가하면서 간식을 사가면 치명적입니다. 집밥과 달리 외식하면 많이 먹게 되니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교수는 “비만에 뒤따르는 합병증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아이에게 정확히 알려주라”며 “비만한 아이들은 사춘기가 일찍 찾아오거나 심하면 성조숙증이 나타나 성장이 일찍 멈출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너무 안 먹는 아이들은 부모가 어렸을 때 그런 경우가 많답니다. 식사량 자체가 태생적으로 적은 아이에겐 빵도 토스트를 만들어 잼을 바르거나 치즈를 얹는 등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칼로리가 높게 먹입니다. 처음부터 많이 먹긴 힘든 체질이니 양을 조금씩 늘립니다. 잘 안 먹는 아이들에겐 음식을 어느 정도는 먹어야 키가 크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아침을 꼭 먹여 점심·저녁에 폭식하는 것을 막을 필요도 있습니다.



이 교수는 “보기에 말라 보여도 영양소를 잘 섭취하면 문제가 없지만 과도한 저체중은 빈혈이나 비타민D 결핍 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사춘기 여학생들이 불피요한 다이어트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김성탁 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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