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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 산케이 지국장 기소 … "박 대통령, 청와대 있었다"

중앙일보 2014.10.09 01:28 종합 3면 지면보기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의혹을 보도해 고발당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사진) 전 서울지국장이 검찰 수사 두 달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세월호 당일 행적' 명예훼손 혐의
정윤회씨 당시 청와대 출입 안 해
"가토, 소문 외 취재근거 제시 못해"
산케이 사장 "언론자유 침해" 성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8일 박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정윤회(59)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가토 전 지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외국 언론인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8월 3일자 ‘박 대통령, 여객선 침몰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기사가 출처 불명의 소문에 근거한 허위 기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윤회씨는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이 없는 데다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한학자(漢學者)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점심식사를 같이한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이 가토 전 지국장 기사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크게 3가지 부분이었다. “4월 16일, 박 대통령이 낮 동안 7시간에 걸쳐 소재불명으로 되어 있었다고 하는 ‘팩트’가 불거져 나와 정권의 혼미한 모습이 두드러지는 사태가 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에 의하면, 소문은 대통령과 남성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상대는 대통령의 모체, 새누리당의 전 측근으로 당시는 유부남이었다고 한다” “‘박씨(박 대통령)와의 긴밀한 관계가 소문으로 된 것은, 정씨가 아니라 그의 장인 최(태민) 목사 쪽이다’고 밝힌 정계의 소식통도 있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등이다.



 검찰은 ▶ 근거도 없이 여성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남녀 관계가 있는 것인 양 허위 사실을 적시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점 ▶당사자 등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점 ▶증권가 정보지 등 신뢰할 수 없는 자료 외에 취재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기소 이유로 제시했다. 또 “가토 전 지국장이 피해자에 대해 사과,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 재판을 위해 15일까지로 돼 있는 가토 전 지국장 출국정지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 일제히 인터넷 호외= 일본 언론들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소 사실을 인터넷판 호외로 전했다. 산케이는 8일 구마사카 다카미쓰(熊坂隆光) 사장 명의 성명에서 “강력히 항의하는 동시에 처분의 철회를 요구한다”며 “일본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 각국이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하고 명백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 언론이 일본의 독자들을 위해 일본어로 집필한 기사를 한국이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하는 의문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박근혜 정권은 국내외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을 듯하다”고 보도했다. 정효식 기자,



도쿄=김현기 특파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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