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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네타 "북 남침 땐 핵무기 사용, 한국과 협의했다"

중앙일보 2014.10.09 00:52 종합 14면 지면보기



회고록서 한·미 안보회의 내용 공개
"오바마는 지도자보다 교수의 논리"
게이츠 등 퇴임 측근들 잇단 공격

북한이 남침을 하면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할 경우 미군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계획이 공개됐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시판된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2011년 10월 방한 때 한국 측과 이런 입장을 재확인 했다고 소개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당시 북한의 침략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며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핵무기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하는 우리의 오랜 방어 협약을 (한국 측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방한했을 때 당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보고했던 비상계획 요지도 전했다. “북한이 휴전선을 넘어오면 우리의 전쟁 계획은 미군 장성(주한미군사령관)이 모든 미군과 한국군 전력을 지휘해 한국을 방어하도록 하며 필요할 경우 핵 무기 사용도 포함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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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네타 전 장관은 2011년 10월 방한 때 김관진 국방장관(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를 갖고 “미국의 핵우산 등을 포함한 확장 억제를 제공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샤프 전 사령관이 ‘전쟁 계획’으로 핵 무기 사용을 보고해 북한의 남침에 따른 전면전을 상정한 작전계획 5027에 미군 핵무기가 가용 전력으로 포함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패네타 전 장관은 탄도 미사일로 미국 본토가 공격받는 경우를 상정하며 “이 시나리오에선 러시아·중국·북한이 공격에 나설 잠재적 국가들이지만 북한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후계 구도 등을 거론한 뒤 “불행히도 북한 정권 내부에 대한 간파 능력은 미미했고 피상적이었다”며 미국의 대북 정보력을 놓고 한계를 토로했다. 그는 2011년 10월 중국 시진핑(習近平) 당시 부주석을 예방했을 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아시아의 우방국들은 물론 미국에도 위협이 된다고 하자, 시 부주석도 거의 한숨을 쉬는 듯 했다”며 “시 부주석이 북한은 중국에도 고민거리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고록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 각료들로부터 잇따라 공개 비판을 받는 ‘퇴임 증후군’이 계속되고 있다. 패네타 전 장관은 임명권자였던 오바마 대통령을 “지도자의 열정 보다는 법학 교수의 논리에 기댄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택했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도 물러난 후 펴낸『임무: 전장에 선 장관의 회고록』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전략을 비난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나중에 사과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정책을 실패로 평가했다.



 여기에 경기는 호전되는데 지지율은 계속 떨어지는 ‘성장의 역설’까지 겹치며 오바마 대통령이 고전 중이다. 7일 CNBC와 올-아메리카이코노믹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도는 24%로 2009년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9월 실업률이 5.9%로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고, 2분기 성장률이 4.6%로 치솟았는데도 지지율은 하락세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제를 주된 관심사로 삼는 유권자 비율이 2009년 2월 86%에서 최근 41%까지 떨어졌다”며 “경제가 호전되면서 유권자의 관심이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양극화가 심화된 점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지적된다. 



워싱턴·뉴욕=채병건·이상렬 특파원 mfemc@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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