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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원성에 … 휴대폰 보조금 찔끔 늘렸다

중앙일보 2014.10.09 00:39 종합 18면 지면보기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단체 컨슈머워치가 ‘단통법 폐지를 위한 소비자 1만 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단통법 폐지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통신 3사가 휴대전화 구매 시 지급하는 지원금(보조금)을 올렸다. 갤럭시S5는 가장 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지원금이 최고 22만8000원으로 지난주보다 6만9000원 늘었다. 지난 1일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지원금이 적다는 소비자 불만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혜택을 더 많이 보는 지원책이어서 소비자의 불만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이통3사, 최신폰 최고 10만원 증액
고가 요금제 혜택 쏠려 불만 여전
정부 "알뜰폰 허브 사이트 곧 오픈"



 8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구매 수요가 많은 주요 단말기 가운데 보조금이 가장 크게 불어난 것은 아이폰5s다. KT는 아이폰5s에 대한 보조금을 지난주보다 10만8000원 추가한 최고 26만7000원으로 변경했다.



 보조금 상한액 제한이 없는 출시 15개월 이상 모델은 더 많이 늘었다. KT는 갤럭시 노트2의 보조금을 20만4000원 늘린 최고 67만3000원으로 정했고, 지원금을 주지 않던 팬택 베가레이서에도 최고 30만원을 신규 지원키로 했다. SK텔레콤은 G프로에 대한 보조금을 8만8000원 증가한 최고 47만6000원으로 책정했다. 소비자 부담금이 300원에 불과해 비싼 요금제에 가입한다면 사실상 ‘공짜폰’으로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유통점에서 15% 범위 내에 추가로 지급하는 보조금을 더하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이보다 많아진다. 이날 공시된 지원금은 7일간 유지된다. 이는 지난주 단통법 시행 이후 신규 이통 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휴대전화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자 이통사들이 일부 주력 판매 기종과 구형 폰을 중심으로 보조금을 올린 것이다. 전날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간담회를 열고 간접적으로 보조금 인상을 압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단통법에 대한 불만 여론을 달래기에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소비자의 관심이 높은 최신 단말기보다는 구형 단말기 위주로 보조금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요금제 가입자에 대한 보조금이 더 많이 늘어난 탓에 중저가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보조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들이 장려금을 풀지 않는 상황에서 이통사만 보조금을 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아이폰6가 국내에 출시되는 11월이 돼야 전체 보조금(제조사 장려금+이통사 지원금)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단통법이 차츰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저가 단말기 출시 의사를 밝혔고, 법 시행 초기 타사 눈치를 보던 이통사도 앞으론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여기에 ‘보조금이 줄었다’는 소비자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대안으로 ‘알뜰폰 허브 사이트’도 구축한다.



 미래부는 이 사이트를 통해 20여 곳에 달하는 알뜰폰 업체들의 요금제와 단말기 가격, 가입처 정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비자의 알뜰폰 구매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일일이 개별 알뜰폰 업체 정보를 찾아다닐 필요 없이 사이트 한 곳에서 클릭만으로 알뜰폰을 사게 하겠다는 것이다. 알뜰폰은 지난달 출범 3년 만에 가입자 400만 명을 돌파했 다. 미래부는 ‘www.알뜰폰.kr’ 도메인을 확보했으며, 내년 1월 사이트를 공식 오픈한다.



 특히 알뜰폰은 보조금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이통 3사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줄 수 있다. 예컨대 현재 갤럭시 노트3 네오를 이통사에서 4만원대 요금제(2년 약정)로 가입할 경우 9만~10만원의 지원금을 받지만, CJ헬로비전에선 같은 요금제에서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미래부가 소비자 구매 체감 비용을 낮추는 대안으로 알뜰폰을 주목하는 이유다.



손해용·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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