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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전엔 박중훈·최진실, 이번엔 …

중앙일보 2014.10.09 00:30 종합 22면 지면보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주연을 맡은 신민아(왼쪽)와 조정석. [사진 전소윤(STUDIO 706)]


‘나의 사랑 나의 신부’(8일 개봉, 임찬상 감독)는 한국 로맨틱 코미디의 전설로 꼽히는 동명 원작(1990, 이명세 감독)을 리메이크한 영화다. 24년의 세월을 뛰어넘었지만, 신혼의 희로애락이 담긴 에피소드와 감각적인 영상은 그대로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해 전업주부였던 아내가 미술학원 강사로 맞벌이를 하는 등 세부적인 설정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리메이크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조정석 "결혼하고 싶은 욕망 커져"
신민아 "집들이 노래 장면, 어휴~"



 원작의 박중훈·고(故) 최진실이 맡았던 영민·미영 역을 조정석(34)과 신민아(30)가 이어받았다. 새 커플은 현실적이고 공감가는 연기로 달콤쌉싸름한 신혼의 민낯을 그려냈다. 조정석에겐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신민아에겐 지극히 일상적인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각자에게 의미가 큰 작품이다.



 두 배우는 유명 원작의 리메이크라는 점에서 부담이 컸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조정석)으로, “이 시대 여자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표현하려 했다”(신민아)는 게 연기의 출발점이었다.



 신혼여행 첫날밤의 긴장감을 묘사한 원작의 에피소드가 사라진 대신 부부가 눈만 맞으면 달아오르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두 배우는 “영민이 미영 앞에서 시도 때도 없이 바지를 내리는 장면은 함께 만들어낸 즉흥연기였다”고 말했다. 신민아는 “배우로서 이렇게 참견을 많이 한 작품은 처음”이라며 “미영이 일하면서 느끼는 회의도 일하는 30대 여성으로서 공감한 부분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한 영민이 상상 속에서 미영의 얼굴을 짜장면 그릇에 처박는 원작의 명장면은 더욱 코믹하고 강렬해졌다. 조정석은 “그릇에 미영의 얼굴을 한 번 더 박고, 그 상태에서 그릇까지 돌렸는데, 민아씨가 그런 수모를 흔쾌히 견뎌내줬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집들이에서 미영이 음정과 박자를 무시하고 노래하는 장면도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렸다. 신민아는 “가장 부담이 컸던 장면인데, 심지어 원작보다 분량이 길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연기에 몰입한 나머지, 상대 배우가 얄밉게 느껴졌던 적도 있었을 터. 신민아는 그런 순간으로 “영민이 ‘체 게바라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도 모르다니, 정말 무식하다’고 비아냥대는 장면”을 꼽았다. 조정석은 “미영이 목소리 톤이 바뀔 정도로 잔소리를 퍼부을 때, 그리고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하며 잠자리를 거부할 때, 연기지만 정말 얄미웠다”고 했다.



 미혼이지만 신혼 부부를 실감나게 연기한 두 배우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을까. “결혼에 대한 욕망이 70~80%에서 100%로 커졌다. 영민이 습관처럼 내뱉던 ‘사랑해, 미영’이란 대사가 마지막 장면에서 깊은 여운을 갖는 대사로 바뀌는데, 그 때 정말 울컥했다.”(조정석) “전에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결혼 욕구가 50%로 상승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연인 또는 배우자에 대해 ‘미우나 고우나 내 사랑’이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신민아)



정현목·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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