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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보다 B형 간염이 주요 원인 예방 첫걸음은 백신 접종

중앙일보 2014.10.09 00:01 10면 지면보기
[사진 순천향대병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3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인구 10만 명당 22.6명으로 집계됐다. 암 가운데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간암은 발병해도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워 사망률이 높다. 간암의 원인과 최근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복강경 간 절제술을 알아본다.

전문의에게 듣는 간암 치료법



#20년간 B형 간염을 앓고 있는 김성태(53·가명)씨. 김씨는 4년 전부터 간 수치가 높아져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던 중 최근 복부초음파검사를 통해 간에서 3.9㎝ 길이의 암 덩어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다. 특별한 합병증을 보이지 않아 수술 5일 만에 퇴원했다. 오랫동안 간염을 앓아온 김씨는 정기적인 검사와 의료진의 지속적인 추적관찰이 없었다면 큰 고통을 겪을 뻔했다.



#5년 전 C형 간염에 걸린 이상희(68·가명·여)씨도 의료진의 추적관찰 중 복부초음파검사 결과 간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 전 정밀검사에서 간 왼쪽에 두 개의 암 조직이 있는 게 최종 확인됐다. 이씨는 간 절제술을 받고 빠르게 회복해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왔다.





B형 간염 환자 45% 감염 사실도 몰라



간암의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간염 바이러스다. 하지만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B형 간염 환자 45.4%가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C형 간염 검진율은 10.4%에 불과할 정도로 간질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술이 간암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술과 담배만 피하면 간암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오해하고 있는 비율도 높았다. 이 때문에 간염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게 절실하다.



간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거의 없다. 혈액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한국인의 54.3%가 증상과 혈액검사만으로 간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잘 알려져 있다. 통각 신경이 발달하지 않아 간염·지방간·간경변증·간암에 걸려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간이 75% 이상 손상돼야 증상이 나타날 정도다. 그러므로 평소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해야 한다.



그동안 간 절제술은 대부분 개복수술로 진행했다. 하지만 흉터와 통증, 합병증, 더딘 회복 등 개복수술의 단점을 개선한 ‘복강경 수술’이 최근 외과수술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5~10㎜ 정도의 구멍을 내고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크기가 작아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게다가 통증과 부작용이 적고, 수술 후 입원 기간이 짧아 환자들이 선호한다.





복강경 수술, 출혈·통증 적고 회복 빨라



간 절제술은 외과수술 중 가장 까다로운 수술이어서 현재 국내 몇몇 대형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간·담낭·췌장 외과수술의 경우 이미 복강경 수술이 개복수술을 대체했다. 대장암·위암·췌장암 역시 복강경 수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외과수술이 복강경 수술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가장 뒤처진 분야가 간 절제술이다. 이유는 간의 위치 때문이다. 간은 갈비뼈 아래 깊숙이 숨어 있어 간을 절제하려면 배를 절개하고 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술기구의 발달로 복강경 간 절제술이 시작됐다.



최근 암 수술을 받은 문경자(51·가명)씨. 문씨는 대장암이 간까지 전이돼 대장과 간을 모두 절제했다. 광범위한 개복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개복 부위가 넓을수록 수술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가족은 걱정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 덕에 가족은 한시름 덜었다. 문씨는 복강경 수술로 대장과 간을 동시에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대장과 간을 모두 절제했는데도 회복이 빨라 수술 후 9일 만에 퇴원했다. 이처럼 복강경 간 절제술은 다양한 간암 환자에게 적용되고 회복도 빠르다.



복강경 간 절제술은 복강경 수술 중에서 가장 어려운 편이다. 갈비뼈가 막고 있어 간에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담관과 많은 혈관이 있어 수술 도중 지혈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장과 가까운 정맥을 손상시킬 우려도 있다. 이 같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복강경 간 절제술을 시행하는 병원은 흔치 않다.



배상호 교수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모든 환자에게 ‘전복강경하 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간암을 비롯해 담도암·낭종·혈관종, 전이성 결석증 같은 간에 발생하는 질환을 복강경 수술로 치료해 환자의 빠른 회복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닥터 Q&A



Q. 다른 간암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나.

A. 간암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간동맥 화학색전술을 비롯해 고주파열치료·알코올주입술·방사선치료·항암요법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간 절제 외에도 간 이식이 있다. 간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근본적 치료가 수술을 통해 절제하는 것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다양한 치료를 통해 50% 넘는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Q.간암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나.

A. 간암은 술보다 B형 간염 때문인 경우가 훨씬 많다. B형 간염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다. B형 간염은 대부분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문신이나 피어싱을 잘못하면 환자의 혈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B형 간염 환자는 금주·금연은 기본이고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도 암 검진사업을 통해 40세 이상 고위험군은 매년 복부초음파검사를 받도록 권고한다.



글=강태우 기자 ktw76@joongang.co.kr

도움말=배상호 순천향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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