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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1위 '불명예' … 사고 원인 80%가 신호위반·음주운전

중앙일보 2014.10.09 00:01 2면 지면보기
천안시는 충남도 내 교차로 중 교통사고 발생률 1위다. 사진은 천안에서도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구상골사거리. 채원상 기자

[우리 동네 이 문제] 교통사고 잦은 천안 교차로



천안 지역 교차로에 대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 충남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교차로 대부분이 천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빈번한 상위 5곳이 모두 천안이었다. 특히 성정동의 경우 교차로 2곳이 1, 2위를 차지했다. 교통량이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도로 구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교통사고 다발지역 교차로를 둘러보고 문제점을 짚어봤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7일 오후 천안시 성정동 구상골사거리. 교차로에 정지한 오토바이가 눈치를 살피더니 신호를 무시한 채 좌회전한 후 사라졌다. 곧이어 나타난 또 다른 오토바이 역시 서행하더니 직진신호가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굉음을 내며 도로를 질주했다. 정지선을 위반한 차량은 물론 횡단보도를 가로막는 차량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신호등에 붙은 ‘교통사고 잦은 곳’이란 푯말이 무색할 정도다. 천안시와 천안서북·동남경찰서에서 ‘운행 차량 교차로에서 신호 준수’ ‘이륜차 운전 시 안전모 착용’ ‘교통위반 행위 단속’이라는 현수막을 곳곳에 붙여놨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자들의 교통법규 위반 행태는 끊이지 않았다.



백석로(왕복 4차로)와 쌍용대로(왕복 6차로)가 만나는 이 교차로는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상시에도 차량 통행량이 몰리는 곳이다. 주변에 원룸과 오피스텔, 상가가 밀집해 오토바이의 통행도 많다.



구상골사거리에서 두정동으로 고개를 넘어서면 여성회관사거리가 나온다. 동서대로(왕복 6차로)와 쌍용대로(왕복 6차로)가 만나는 이곳 교차로 역시 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출퇴근 시간이면 동서대로 방향 양쪽 차로가 몸살을 앓는다. 차량이 몰리다 보니 접촉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야간에는 과속으로 인한 사고와 음주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교차로 주변 상가주택에 사는 정영모(45)씨는 수시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불안증세에 시달린다. 11년째 거주해 웬만한 교통사고엔 익숙해질 만하지만 여전히 사고 소리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정씨는 “1년에 수십 번 이상 ‘끼익~’ 하는 급정차 소리와 함께 ‘꽝!’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나 매일 밤 잠을 청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특히 새벽 시간에는 신호위반은 물론 과속이나 음주 차량이 사고를 내는 대형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하소연했다.



상위 5곳 모두 서북구에



경찰청 산하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교통사고 다발지역을 조사한 결과 충남 지역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교차로 상위 5곳이 천안시 서북구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교차로 5곳에서 발생한 사고는 86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구상골사거리가 가장 많은 22건이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6건의 사고가 났다. 여성회관사거리와 두정동 서부대로사거리도 각각 17건을 기록했다. 이 밖에 쌍용동 일봉산사거리 16건, 두정동 통계청사거리 14건 순이었다. 특히 구상골사거리·여성회관사거리·서부대로사거리는 교차로가 서로 연결된 구간으로 사실상 이 일대 교차로에서만 상위 5곳 교차로 사고의 65%(56건)를 차지할 정도로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분석됐다.



사고가 잦은 이유는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찰이 교차로마다 과속·신호위반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교통법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지만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로 구조도 문제다. 교차로 3곳 모두 경사가 심한 곳에 위치해 운전자들이 신호를 보고 과속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 서부대로사거리의 경우 한쪽 방향은 내리막길이고 또 다른 차선은 오르막에 도로가 굽어 차량에 속도가 붙으면 반대편 좌회전 차량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구상골사거리와 여성회관사거리 역시 경사가 심해 시설물 보완이 필요하다.



 인기천 천안서북경찰서 교통관리계장은 “전체 사고의 80%가 신호위반과 음주 같은 교통법규 위반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시설물을 개선하고 있지만 예산이 한정돼 지속적인 보완이 쉽지 않은 만큼 운전자 스스로 교통법규를 지키는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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