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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만에 한 달 매출 … 고마워라 요우커

중앙일보 2014.10.08 00:05 경제 4면 지면보기
중국 국경절(1~7일) 동안 서울을 찾은 요우커들이 크게 늘면서 유통업체들이 오래간만에 웃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에서 사용한 중국 인롄카드 사용 액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91% 급증했다. 고가 명품은 물론 중저가 의류·화장품 매출도 크게 늘었다. 사진은 신세계백화점이 요우커를 유치하기 위해 명동에서 펼친 팬더 퍼레이드 행사. [김경빈 기자]


1억1000만원짜리 D시계부터 5만원짜리 T스카프까지 … . 중국 국경절 동안(1~7일) 방한한 요우커(遊客·중국 관광객)들이 쇼핑백에 담아간 상품들이다. 덕분에 내수 침체로 신음하던 유통업계는 모처럼 웃었다. 중저가 의류나 화장품, 액서서리 업체도 1주일에 평소 한 달 매출을 올렸다.

1억 시계부터 5만원 스카프까지
저가 화장품은 진열품까지 싹쓸이
백화점 매출 작년보다 62~91%↑
청담동·가로수길도 특수 누려



 요우커 덕을 가장 많이 본 건 백화점. 요우커 방문에 맞춰 지난 주말부터 가을정기세일에 들어간 게 딱 들어맞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가을세일 기간이 개천절이 낀 황금연휴여서 고전할 걸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요우커의 ‘손 큰 쇼핑’ 덕분에 예년보다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요우커들이 백화점서 쓴 인롄카드(중국 신용카드) 액수는 지난해 국경절 때보다 백화점별로 62~91% 신장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의 가을세일 실적도 지난해보다 3~10%씩 증가했다. 요우커가 우리 내수를 떠받치는 중요한 큰 손이란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올해 요우커들은 예년과는 달리 쇼핑백에 중저가 상품을 많이 담아 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요우커들은 몇몇 명품 매장에 몰려 가격은 묻지도 않고 사 가는 게 다반사였다”며 “올해는 명품 쇼핑객도 많았지만 중저가 화장품이나 의류, 가전제품 매장에도 발길도 많았다”고 말했다. 요우커가 사간 명품은 억 단위 시계부터 5000만원짜리 악어가죽 백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5만원 안팎의 스카프나 2만원대 화장품 매장도 요우커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중저가 의류업체 P사는 월 매출이 4000만원 가량이다. 하지만 요우커가 몰린 이번 국경절 동안에만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액서서리업체 D사는 보통 때 월 매출액의 7배에 달하는 상품을 일주일만에 팔았다.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탤런트 전지현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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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기존 부유층에서 단체관광을 통해 대중층까지 많이 확산돼, 사가는 제품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그동안 과묵했던 요우커들이 질문도 많아졌다. 백화점 의류업체 관계자는 “요우커들이 전에는 물건은 보는둥 마는둥하고 구입하더니 이번엔 컬러를 바꿔가며 입어보고 원산지나 소재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요우커들은 특히 국내서 만든 40만~50만원대의 원피스나 70~80만원 가량 하는 가죽재킷을 많이 사갔다.



 또 명동 같은 시내 화장품 매장도 요우커 특수를 제대로 누렸다. 명동의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중국이나 면세점에 없는 신제품은 말 그대로 줄 서서 사갔고, 저가화장품도 진열품까지 다 담아갔다”고 전했다. 요우커들의 쇼핑 반경이 명동 중심에서 청담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 등으로 확대된 것도 특징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명 연예기획사나 맛집, 성형외과를 찾아 청담동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는 요우커가 많았다”며 “대부분이 강남 문화에 대한 호기심도 높고 대중교통도 잘 이용해 놀랐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1~5일 동안 방문한 요우커만 13만명”이라며 “7일까지 관광객을 합치면 당초 예상한 16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장정훈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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