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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억 아래로 … 마세라티가 콧대를 낮췄군요

중앙일보 2014.10.06 00:15 경제 6면 지면보기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카 마세라티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9월18일부터 사흘간 볼로냐·모데나·토리노에서 ‘홈 커밍’ 행사를 했다. 20일 마세라티 200여 대가 퍼레이드를 마치고 토리노 광장에 집결,최고의 마세라티를 뽑는 행사를 가졌다. 최고상은 멕시코4200 프로토타입이 가져갔다. [사진 마세라티]


# 탄생 100주년 … 고향으로 모인 200여 대

이탈리아 '고향'에서 생일잔치
30개국서 모인 200여 대 행진
디젤엔진 단 럭셔리 스포츠카
한국 고급 패밀리차 시장 도전



연어만 태어난 곳으로 모이는게 아니었다. 19일 탄생 100주년을 맞은 럭셔리 스포츠카 마세라티가 태어난 곳,이탈리아 볼로냐로 모여 들었다. 멀리 호주·중국에서부터 스페인·영국 등 이웃나라까지 30여개국 200 여 마세라티 오너들이 자신의 차를 직접 몰고 참여했다. 한국에서도 2명이 왔다. 100주년 행사에 초청된 전세계 90여 명의 기자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5~6명의 중국인 오너들은 자신들의 차 보닛에 이곳 까지 오는 여정을 지도로 그려 넣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부르~응 부릉' 모데나 광장엔 우렁찬 배기음 소리가 대화를 하듯 이곳 저곳에서 들려온다. 뚜껑이 없는 경주용차 3500GT부터 미래 우주선 모양을 닮은 1971년형 부메랑, 막내인 2013년형 콰트로포르테까지 미인대회 참가자처럼 줄지어 섰다.



광장에 온 이곳 시민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마세라티를 구경하느라 분주했다. 오후 6시부터 퍼레이드라는데 7시가 지나도 아무런 안내방송이 없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게 이탈리아식"이라며 웃는다. 주최 측도 참석자도 느긋한 모습이다. 모데나 광장 한쪽에선 마세라티 CEO 헤럴드 웨스터의 모습도 보인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광장에 모인 차들을 일일이 살펴보고 시동도 걸어본다. 멋진 클래식카 앞에선 사진도 찍는다.



창립 100주년 모임은 '주최 측 한 말씀'도 귀빈 소개도 없는 매니어들의 축제 그 자체였다. 갑자기 여기저기서 엔진 배기음 소리가 커진다. 퍼레이드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마세라티의 또 다른 공장이 있는 크레모나·토리노를 향해 200여 대의 마세라티가 오토바이 탄 수 십 명 경찰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행진을 시작했다, 도로변의 모데나 시민들은 부러움과 환영의 손짓을 아끼지 않았다. 1914년 볼로냐 페폴리 거리의 작은 공방에서 형제들끼리 금속을 다듬고 엔진을 조립해 만든 차가 세계적인 럭셔리 스포츠카로 성장한 100년 신화를 생생하게 보여준 자리였다.



#"2년내 매출 5배 확대".마세라티 새로운 도전



"평범함의 정반대쪽에 마세라티가 있다(maseraty, the absolute opposite of ordinary) "



19일 이탈리아 모데나 엔초 페라리 박물관에서 열린 100주년 기념 전시회서 보여준 카피다. 희귀성과 예술적 디자인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만찬 자리에 선 마세라티 회장 세르지오 마르치오네는 그 특별함을 더 많이 나누겠다고 말했다. "2년 내 신차 판매량을 지금의 5배(7만5000대)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생산라인을 2개 늘려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선보인 100주년 컨셉카 알피에리와 SUV 레반테를 2016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 까지만해도 연간 6300대를 제작해 팔았던 마세라티는 작년 디젤 엔진을 단 세단 콰트로포르테와 기블리를 내놓으며 1만5400대를 판매,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주문 후 3~4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었던 콧대 높던 럭셔리 스포츠카가 가족과 함께 타는 세단으로 변신,가격대를 낮추고 편리성을 더했다.1세대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첫 4도어로 1963년 출시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세단(시속 230km)'으로 알려진 차다.



국내에서도 기블리 디젤을 (3000 cc급 275마력) 종전 모델보다 1000만원을 낮춰 기본가 9890만원메 내놨다. 마세라티 첫 1억 미만 모델이다. 콰트로포르테 디젤도 기본가 1억 3900만원으로 낮췄다. 국내 고급 패밀리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FMK 윤수미 마케팅 팀장은 올해 한국에서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상반기에만 작년의 전체 판매량의 두 배인 280대를 판매했다고 말한다. 매혹적인 배기음과 디자인으로 스포츠카 매니아를 매혹시켰던 마세라티가 가족형 세단의 모습으로 소비자 곁으로 달려오고 있다. 이제 한국 도로에서 더 많은 마세라티의 모습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250 여명 100주년 만찬



어둠이 깃든 저녁 9시. 마세라티 본사가 있는 모데나 생산 현장엔 수백개의 향초가 불을 밝혔다. 그 은은한 향은 공장 제작라인으로 참석자들을 인도했다. 공장 종업원들이 차체와 차량부품이 쌓인 박스블럭 앞에서 치즈와 와인,카나페 등을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천장에는 제작 중인 차체가 덩그라니 매달려 있다. 참석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공장을 견학하는 셈이다. 이 곳은 그란투리스모와 알파로메오 4C를 만드는 제작라인이다. 안내를 맡은 직원은 "차체와 부품을 옮기는 일은 자동화됐지만 조립과 마감 등 80%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제작 한다"고 설명한다.



생산라인 중앙엔 천장에 매달린 차체 아래로 수십 개의 식탁이 차려졌다. 한쪽 무대에선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고 대형 LCD 화면도 세워졌다. 세계 각국 기자와 고객 250여 명을 자동차 생산라인 한복판으로 초대해 만찬을 연 주최 측의 아이디어와 자신감이 부러웠다. "마세라티는 배기음을 조율할 때 현악 연주자·성악가를 초대한다고 합니다" 만찬에 참석한 한 기자가 귀띔한다. 실제로 공장에 아예 엔진 배기음 디자인 파트가 따로 있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대단한 허세로 보이지만 스포츠카 매니어들을 열광시킨 ‘매혹적인 배기음’이 바로 이런 섬세한 장인정신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한다.



볼로냐=서회란 기자



◆마세라티=1914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설립됐다. 알피에리 마세라티와 그의 형제들이 직접 만든 ‘티포 26’으로 1926년 경주에 출전해 우승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57년 독일 그랑프리 우승을 끝으로 경주용보다 도로주행용 차에 주력했다. 독특한 엔진 배기음과 고성능 출력을 갖춰 ‘페라리 세단’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엠블럼은 로마신화에 나오는 바다와 말(馬)의 신 넵튠(포세이돈)이 들고 있는 삼지창이다. 볼로냐 마조레 광장에 서 있는 동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93년부터 피아트 그룹 산하로 흡수돼 페라리와 엔진을 나누는 형제지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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