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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당시켜라" "실수 감싸줘야" … 새정치련 김현 딜레마

중앙일보 2014.10.04 02:49 종합 5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김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대리기사 이모씨와 대질신문 조사를 받았다. [뉴스1]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피해자인 대리기사 이모(53)씨와의 대질조사를 위해서다.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이었다.

김, 경찰 조사서도 "폭행 못 봤다"
대리기사와 대질, 기존 입장 고수



 김 의원은 이날 오후 8시쯤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사실대로,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리기사에게)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반말을 했다는 의혹과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폭행장면을 목격하지 못했고, 반말은 하지 않았다”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대질조사에서 김 의원과 대리기사 이씨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았다” 고 말했다. 앞서 대리기사 이씨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김 의원이 현장을 목격한 것과 (내게) 반말을 한 걸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폭행 당할 시점에 김 의원이 바로 앞에 있었는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 의원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사과를 받아들이고 합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김 의원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오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김 의원 징계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조경태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을 마시고 선량한 시민들과 폭행 사건에 휘말린 것만으로도 김 의원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에 출당을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출당까진 어렵더라도 경찰을 관할하는 국회 안전행정위원부터 사퇴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료 의원들은 감싸고 있다.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유승희 의원은 “김 의원은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고 일하다 실수한 것”이라며 “감싸안아줘야 할 때 누가 윤리위나 출당 얘기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해철 의원은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밤 9시쯤 ‘너무 힘드니 밥이라도 먹자’고 요청해 위로해주기 위해 나갔던 것”이라며 “동료에게 비수를 꽂는 건 합당치 않다”고 두둔했다.



 이에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데 징계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도 “사건 초기 김 의원이 진솔하게 사과하지 않은 건 잘못”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의원은 원내부대표 시절에 동료 의원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강하게 몰아붙이곤 했는데, 아마 새누리당 의원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김 의원이 앞장서서 비판했을 것”이라며 “운동권 출신인 김 의원의 도덕적 우월감이 반발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채승기·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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