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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증인 30명 부를 판" 번갯불에 콩 볶기 국감

중앙일보 2014.10.02 01:38 종합 10면 지면보기
국회가 정상화되면서 오는 7일부터 3주간 국정감사가 실시되지만 부실 국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부터 3주간 실시 … 부실 우려
국회 보좌진 "질의서 쓰기도 벅차"
피감기관은 10월 일정 조정 애먹어

 촉박한 일정 때문에 국회는 물론 피감기관 곳곳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이 다급해졌다. ‘강력한 원내 투쟁’을 예고한 상태지만 장외투쟁을 하느라 국감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호남 의원 비서관은 1일 “국감 일정이 너무 갑작스럽게 잡혀 질의서를 쓰기에도 시간이 벅차다”며 “번갯불에 콩을 구울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무더기로 증인을 선정하거나 아예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이날 상임위별로 국감에 출석시킬 증인 채택을 논의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 요구대로라면 매일 30명이 넘는 증인을 불러야 할 정도”라며 “학교 수위, 영양교사 등 50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야당 의원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감증인은 일주일 전 상임위에서 의결해 당사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시간이 워낙 부족해서 증인채택 논의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도은 김관영 의원실 비서관(새정치연합 보좌진협의회장)은 “국감 일정이 너무 급하게 잡혀서 다들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야당 입장에서 투쟁할 수 있는 건 사실상 국감뿐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 야당이 존재하는 이유를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국정감사 과정에서 ‘서민 증세’, 정부조직법 개편안 등의 문제를 부각할 계획이다. 이에 청와대는 안종범 경제수석 명의로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의 자료까지 내고 담뱃값 및 주민세·자동차 인상안에 대해 “서민 증세가 결코 아니다”며 사전 방어에 나섰다.



안 수석은 “증세는 세율을 올리는 것”이라며 “야당은 (각종 인상안 대신) ‘부자감세’를 바로잡으면 될 것이라고 하는데, 소득세 세율은 오히려 최근에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피감기관들은 국감 날짜를 정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10월 중에 예정한 행사들이 많으니 국감 일정을 배려해 달라는 피감기관들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고 전했다.



 애초 국회는 8월 26일~9월 4일, 10월 1~10일 두 차례에 걸쳐 국감을 나눠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전 취소했다. 방송장비 임대료, 자료 인쇄 비용 등으로 확인된 손해만 7억여원이었다. 뒤늦게 국감을 실시하면서 그만큼의 예산을 중복 투입하게 됐다.



천권필·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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