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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 20대, 4년 전 초등생 이어 장애여성 성폭행

중앙일보 2014.10.02 01:11 종합 24면 지면보기
자신이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12세 초등학생을 성폭행했던 20대 남성이 교도소 출소 후 또다시 장애여성을 성폭행해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부장 황은영)는 지적장애 3급 여성 A씨를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에이즈예방법 위반)로 이모(26·무직)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교도소 출소 뒤 발찌 찬 채 재범

 검찰에 따르면 에이즈에 감염된 이씨는 지난 2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고 지내던 A씨와 만나 “집에 가지 말고 같이 놀자”며 A씨를 인천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이씨의 동거녀 박모씨는 A씨에게 청소와 집안일을 시키며 욕하고 때렸다고 한다. 이씨는 박씨가 잠든 사이 A씨를 강간했고, 박씨의 동네 후배인 최모씨와 손모씨도 이씨의 집을 매일같이 드나들며 A씨를 성폭행했다고 검찰은 말했다.



 감금돼 있던 A씨는 할머니와 연락이 닿아 간신히 이들에게서 벗어났다. A씨는 현재 임신한 상태다.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경우 중절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수술 시기를 놓쳤다. A씨는 에이즈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잠복기가 있어 아직 안심할 수 없다고 A씨의 변호인은 설명했다.



최씨와 손씨는 현재 각각 특수절도 등 다른 범죄로 붙잡혀 각각 교도소와 소년원에 수감 중이며 그곳에서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고 있다. 동거녀 박씨는 주거지 관할 검찰청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최씨 등과 동거녀 박씨의 에이즈 감염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 정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군에 입대해 훈련을 받던 중 감염 사실이 드러나 퇴소 조치됐다. 그는 2010년 7월 경남 창원에서 초등학생(당시 12세)을 성폭행했다. 이씨는 1심 창원지법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 부산고법은 징역 2년으로 감형해줬다. “성적 욕구를 억제하며 지내다가 피해자가 자신을 잘 따르며 좋아하자 성적 욕구를 이기지 못했다”는 게 감경 사유였다.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면서도 범행을 저지른 점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2012년 8월 출소한 이씨는 전자발찌를 찬 채 다시 A씨를 성폭행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에이즈 감염자로 성범죄 전과까지 있는 이씨의 재범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문제를 통합 관리할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감염자는 총 8362명(2013년 기준)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새로 에이즈에 감염된 이는 1114명이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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