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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하늘 개량 한복 입은 선녀들 '우아한 10분' 보셨나요

중앙일보 2014.09.29 01:20 종합 22면 지면보기
하늘색 개량 한복을 입는 인천 아시안게임 시상식 도우미들에게 네티즌들은 ‘선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이들은 4년 전 광저우 대회 ‘치파오’ 도우미에 비교 되며 외신에 여러 차례 소개됐다. 외국인들의 기념 촬영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주아·유아현·김지후·금숙영·김수진씨. [인천=김식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선녀’ 224명이 있다. 하늘색 개량 한복을 입는 시상식 도우미들에게 네티즌이 붙여준 별명이다. AFP통신은 “이들이 아름다움의 경연을 펼치고 있다. 북한 미녀 응원단이 불참했지만 (선녀들이) 대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시상식 도우미
"전통의 멋에 시스루로 세련미
붙임머리 무거워 목 뻐근하죠"



 시상식 도우미 16개 조 가운데 15개 조는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 학생들로 이뤄졌다. 항공 승무원을 꿈꾸는 이들은 아시안게임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열아홉 살 동갑내기 김주아·유아현·김지후·금숙영·김수진(항공운항과 1)씨를 28일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만났다. 시상식에서 ‘우아한 10분’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바빴다.



 김주아씨는 “처음 선녀 옷을 보고 ‘과연 이걸 입을 수 있을까’ 걱정했다. 눈에 익숙해지니 인천의 하늘과 파도를 형상화한 푸른색이 정말 예뻤다. 특히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함께 있을 때 더 예쁜 옷”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경기 시작 3시간 전 주경기장에 모여 화장을 하고 가체(붙임머리)를 쓴다. 각자 잘 다려온 선녀 옷으로 갈아입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 이후 각자 배정받은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시상식 도우미들은 걸음걸이를 학교에서 이미 배웠다. 그래도 이들은 3개월 전부터 시상식 진행 훈련을 따로 받았다. 김지후씨는 “메달 수여판은 작은 생수통 3개 무게다. 시상식이 길어지면 그걸 30분 정도 들고 있어야 한다”며 “항상 웃어야 하니까 입 주위에 경련이 온다. 가체 무게 때문에 목이 뻐근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선녀들은 좁은 대기실에서 빵과 우유로 끼니를 때운다. 유아현씨는 “우리보다 더 고생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많다. 그런데도 일부 때문에 자원봉사자들 전체가 비난받는 일도 있어서 속이 상한다”고 했다.



 선녀들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우미들과 비교되며 중국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김지후씨는 “우리 의상은 전통의 멋을 잘 살렸고, 현대적 시스루로 세련미를 더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이들은 지난 23일 한국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 금메달 시상을 맡았다. 김수진씨는 “이현일(34) 선수가 마지막 단식에서 이기자 우리 선수들이 달려와 샌드위치처럼 뒤엉키는 걸 봤다. 나도 신이 나서 저절로 웃게 되더라”고 말했다. 금숙영씨는 “5시간이 넘는 접전이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김식·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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