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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20분 회담…만났다는 의미만

중앙일보 2014.09.26 10:38
제69차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회담했다.



유엔 본부 내 양자회담 부스에서 만난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은 한일 정상회담 개최,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협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 등 양국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회담은 20분 정도 진행됐다. 통역 등을 감안하면, 두 장관 사이에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최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공식 제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전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인 가운데 양국 외교장관이 머리를 맞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한일의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일 외교장관 간 회담은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네번째다. 윤 장관과 기시다 외무상은 한달 반 전 미얀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회담한 바 있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조우하지는 못했다. 박 대통령은 24일 기조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라는 단어를 직접 쓰지 않고 전시하 여성 성폭력을 규탄하는 식으로 일본을 우회적으로만 비판했다. 25일 뉴욕 주요 연구기관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사전준비된 원고에 있었던 위안부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 등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도 25일 기조 연설에서 ‘성의’를 보였다. 그는 “20세기는 분쟁 발생으로 인해 여성들의 명예와 존엄이 심각하게 훼손됐던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일본은 전세계의 고통받는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인권 신장 문제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도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바로 다음날 나온 내용이라 눈길을 끌었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의식한 듯 “일본은 전쟁의 공포를 결코 잊지 않았다. 일본은 국내외의 무고한 이들이 겪은 끔찍한 참상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후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다시는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평화의 다짐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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