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멕시코서 국가 자원 개발 현장 지키려다 …

중앙일보 2014.09.26 01:32 종합 25면 지면보기
“당신들의 열정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광물자원공사 볼레오 광산 총괄
고 채성근·박경진씨 영결식 숙연

 추도사가 끝나자 영결식에 참석한 150명의 직원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25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한국광물자원공사 채성근(58) 기술경영본부장과 박경진(62)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합동영결식에서다. 두 사람은 광물공사의 주력 사업인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 개발을 총괄해온 이들이다. 멕시코 북서부 도시 산타로살리아 해안가에서 지난 15일(현지시간) 실종됐다가 17일(박경진), 19일(채성근)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둘은 광물 개발의 베테랑이었다. 채 본부장은 1982년 광물공사 입사 이래 32년을 근무했고, 박 책임자는 쌍용 E&C 수석부사장 출신의 플랜트 전문가로 2012년 볼레오 사업에 합류했다.



 볼레오 광산은 광물자원공사가 대주주로 지분 74%를 보유한 곳이다. 여기에 LS니꼬(8%)·현대하이스코(3.6%)·SK네트웍스(3.6%)와 같은 한국기업과 캐나다 바하마이닝(10%)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건설 공정을 끝낸 상태로 다음 달 시험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본격 생산시 해마다 구리 5만1000t, 코발트 2000t을 캘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15일 밤 비바람을 뚫고 볼레오 광산 시설을 점검하러 가는 도중에 변을 당했다. 당시 멕시코 북서부반도는 초강력 허리케인 오딜이 상륙해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들은 시내 숙소에 있다가 차를 몰아 다시 광산으로 향했다. 시험생산을 앞둔 시설이 허리케인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평소 말라 있던 하천에 갑자기 물이 넘치면서 두 사람이 탄 차량이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볼레오 광산 사업에 대한 둘의 성공 의지는 누구보다 컸다고 한다. 하루라도 빨리 생산에 착수해야 광물공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몸을 아끼지 않고 일했다는 전언이다. 광물공사 관계자는 “국가 자원 개발 현장을 지키려다 유명을 달리한 두 사람의 사연에 직원 모두가 안타까움과 동시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