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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의 세계 속의 한국] 스코틀랜드 주민투표의 교훈

중앙일보 2014.09.25 00:42 종합 32면 지면보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스코틀랜드 주민투표가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머무르고 말았다. 초박빙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5.3%의 반대, 44.7%의 찬성으로 비교적 큰 표 차로 독립 반대 쪽이 이겼다. 영국 정부는 물론 유럽연합(EU)도 큰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한 EU 고위 간부의 말처럼 스코틀랜드가 독립했다면 마치 옛 소련의 붕괴와 같은 엄청난 쓰나미를 몰고 왔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 투표의 최대 승리자는 스코틀랜드이고 패배자는 잉글랜드이다. 스코틀랜드는 비록 독립의 꿈은 무산되었지만 영국 정부로부터 조세징수권, 예산편성권이라는 굵직한 전리품을 챙겼다. 또 분리독립에 찬성한 44.7%는 언제라도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잠재적인 저항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잉글랜드는 왕국 분열은 막았으나 초반의 안이한 대처, 막판의 ‘퍼 주기식 특혜 부여’에 대한 책임, 그리고 영국 전체에 자치권을 확대하는 문제 등이 심각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스코틀랜드 주민투표를 계기로 분리주의가 용틀임하고 있다. 우선 스페인의 카탈루냐는 11월 8일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 찬반투표를 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정부는 이 투표는 여론조사에 지나지 않으며,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주민투표는 전국 17개 주에서 치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바스크 지방도, 프랑스의 코르시카는 물론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의 두 지역(프랑스어권과 네덜란드어권)도 서로 갈라서겠다고 아우성이다. 더욱 중요한 주민투표는 2017년에 치러질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전국 국민투표다. 영국은 아직도 유로화를 거부하고 파운드화를 쓰고 있으며, 섬나라답게 EU에 속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주민이 많다.



 EU, FTA 등 세계는 글로벌화의 확산과 함께 정치적·경제적으로 통합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대세다. 다른 한편에선 스코틀랜드처럼 분리독립의 목소리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처럼 구심력과 원심력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세계의 현실이다. 한반도에는 최근 들어 통일에 대한 열망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통일 지상주의의 장밋빛 청사진만이 나돌고 너무나 이질적으로 괴리된 남북의 현실은 부각하지 않는다. 남북통일은 한반도가 살아갈 유일한 방도이고 반드시 이루어야 할 우리의 숙원이지만 그 이후도 미리 고민하여 남북의 동질감 회복도 서둘러야 한다. 원심력에 대한 대비, 이것이 스코틀랜드 주민투표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이다.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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