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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콘텐트 유통 허브 '한국형 유튜브' 만들어야

중앙일보 2014.09.22 02:13 종합 6면 지면보기
방송플랫폼 세계대전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이 딱 포위됐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극장과 TV 유통마저 허문 포식자로 컸다. 에미상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가 넷플릭스 HD 서비스 덕분에 시청자 수 1조를 기록했을 정도다.


심상민 교수가 보는 해법
지상파 플랫폼 pooq로는 한계
케이블 등 통합한 새 통로 필요

 포성은 중국에도 울렸다. 유튜브를 막고 자체 브랜드 유쿠-토도우·소후·텐센트를 키우더니 웹드라마 한 편 7억 뷰, TV 드라마 재전송 38억 뷰 같은 경이로운 성과를 독식했다. PPL 광고 1건에 150억원 판매 기록도 있다. 시장 외형은 수십조원 그 너머 상상초월이다.



 유튜브부터 소후까지 이들은 곧 플랫폼으로 통한다. 플랫폼이란 ‘다양한 종류의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공통적이고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모듈’을 말한다. 이제 인터넷 절정기에서 뉴미디어들이 플랫폼으로 중무장한 셈이다. TV나 극장, DVD 같은 낡은 미디어와 결별이 플랫폼을 키운다. 한국이 갈 길은 멀다. 지상파 3사가 통합플랫폼 pooq를 어렵게 시작했고 CJ·SK·KT도 제각각 플랫폼을 차렸지만 국내용이라 외압에 속수무책이다.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초대박이 났지만 기획 초 외자 유입으로 부가 수익은 몽땅 넘겨주고 말았다.



 이런 차이나머니, 뉴 할리우드 협공에 제때 맞서지 못한다면 우리 방송콘텐트 산업 전체가 파손당할지 모를 태풍전야 분위기다. 주춤하다간 한국이 미·중 플랫폼대전 화약고로 전락할 수도 있다. 미국·중국·남미·동남아 현지인이 유튜브나 중국산 플랫폼, 그리고 불법 어둠의 경로가 아니면 그 멋진 한류 드라마, 예능, 뮤직비디오를 접할 수가 없다. 수출해도 창작자가 보상 못 받는 거대 플랫폼 중심 유통구조가 고착화하는 실정이다.



 우선 플랫폼 맞불을 놓아 살길부터 찾아야 한다. ‘한국형 방송플랫폼’을 띄워 유통시스템을 다시 짜는 방안이다. ‘별그대’ 같은 고품질 콘텐트를 디지털유통 안으로 들여와야 한다. 지상파라도 제대로 못 판 숨은 보석을 집약하고 EBS 교육·다큐·애니메이션 등은 프리미엄화해야 한다. 최종 병기는 웹드라마 같은 혁신에 있다.



‘K-타이거즈’(태권도 퍼포먼스 팀)란 새 물건을 아시는가? 태권도와 청소년 드라마, CJ의 글로벌 마케팅 협업으로 창조된 콘텐트다. 아마추어였지만 CJ가 돕고 한국형 연예기획을 접목해 4분, 10분짜리 대박 웹드라마 로 탄생했다. 그런데 유통은? 한국형이 없으니 당연히 유튜브로 빨려 들어간 상태다.



 그러니 역량을 총동원해 신생 공영 ‘한국형 방송플랫폼’을 퍼뜩 고민할 일이다. 디지털 최강 한국이 글로벌 방송유통에서 낙오자로 맴도는 구태를 새 플랫폼이 깨뜨려야 한다. 그래야 한류가 살고 미래 먹거리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지상파는 물론이고 케이블TV 플랫폼과 SK·KT·LG 등 통신기반 플랫폼, 스마트TV 자원을 통합하는 민관 컨소시엄을 꾸릴 궁리도 해야 한다. 마침 네이버 웹툰을 글로벌 무기로 장착한 라인TV도 개봉박두다. 또 한국 대사관·영사관·문화원·세종학당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마다 ‘K-타이거즈’나 ‘별그대’가 물 흐르듯 스트리밍되도록 작업해야 한다.



 덧붙여 한국형 방송플랫폼이 방송 콘텐트 유통정보를 교환하고 해외 시장 실태를 조사·분석·평가하며 유통인력을 양성하는 센터로서 기능하면 좋겠다. 종잣돈 펀드 재원까지 확보한다면 장차 이스라엘·싱가포르 국부펀드까지 합류시킬 수 있다. 이미 싱가포르 미디어개발청은 한국이 동남아 아세안 10개국 워킹 그룹에 참여해 아시아적 가치를 담은 글로벌 콘텐트 유통을 주도할 것을 요청 중이다. 미디어 신대륙 플랫폼 세상에서 지구촌을 품는 미래 정거장을 건립한다는 결의로 한국형 방송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심상민 교수(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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