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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43% 더 내고 34% 덜 받게"

중앙일보 2014.09.22 01:47 종합 12면 지면보기
공무원연금 지급액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추는 개혁안이 공개됐다. 21일 한국연금학회(회장 김용하·순천향대 교수)는 공무원연금 개혁방안 공청회(22일 오전 국회)를 하루 앞두고 개혁안 설명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 안은 연금학회가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이한구 의원)의 요청을 받고 협의를 거쳐 만든 것으로 새누리당의 의중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연금학회 개혁안 공개
신규·현직·퇴직 다 혜택 줄여
"2055년엔 국민연금과 통합"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공무원연금 개혁의 대상은 신규 공무원에 집중돼 있었지만 이번에는 신규·현직·퇴직 공무원을 망라했다. 현직자의 경우 기여금(보험료)을 기준소득월액의 7%(본인 부담 기준)에서 2016년 8%로 올리고 2026년까지 10%로 현재보다 42.7% 올린다.





노후연금도 2026년까지 현재보다 34.2%까지 깎는다. 이렇게 되면 생애소득 대비 노후연금액의 비율(소득대체율)이 62.7%(33년 가입)에서 41.3%로 떨어진다. 국민연금(38.7%, 2028년 후는 33%)과 차이가 많이 줄어든다. 공무원연금은 올해 56세(2021년 60세)부터 받는데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나이를 올려 2033년에 국민연금처럼 65세로 늦춘다. 신규 공무원은 개혁안 시행 즉시 보험료와 소득대체율을 국민연금과 같게 바꾼다.



 이번 개혁안의 핵심은 기존 연금 수령자의 고통분담이다. 2015년 연금의 3%를 재정안정화 기금으로 내야 한다. 이 비율을 매년 0.075%포인트 줄여 2055년에는 내지 않게 된다. 그만큼 연금을 삭감하는 것이다.



 또 화폐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지금은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연금을 올리는데 앞으로는 고령화 상황을 반영해 물가상승률보다 덜 올리게 된다. 이 기준대로라면 올해는 물가상승률의 80%만 올린다. 사실상 연금이 동결되는 셈이다. 김용하 연금학회장은 “개정안을 적용하면 ‘덜 내고 많이 받던’ 방식에서 ‘낸 만큼만 받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2055년에는 국민연금과 거의 같게 돼 두 제도를 통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공무원들의 노후 소득 보장 환경이 악화하는 대책도 개혁에 포함됐다. 민간 근로자 퇴직금의 6.5~39%에 불과한 공무원 퇴직수당을 민간의 100%로 맞추고 연금을 받는 최소가입기간을 10년(지금은 20년)으로 낮춘다. 개혁안대로 하면 공무원연금 적자가 2016년에는 현행보다 43%(2030년 27%) 줄어든다. 퇴직금·유족연금 등의 추가 부담을 감안하면 전체 재정 지출은 현행보다 2016년에 8.8%(2030년 2.1%) 줄어든다.



 공무원연금은 1995년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했지만 제대로 손대지 않아 충당부채(연금 수령자 36만 명과 현직 공무원 107만 명에게 지급될 연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가 484조원으로 불어나 나라 살림에 부담이 커졌다. 20년 이상 가입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87만원, 공무원연금은 217만원을 받아 형평성 논란을 빚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앞서 18일 “공무원연금은 이대로 가면 망하게 된다. 모든 공무원과 등을 져야 하지만 하기는 해야 한다”고 개혁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새누리당은 22일 공청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중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경제혁신특위 공무원연금개혁분과 위원인 김현숙 의원은 “특위 안이 나오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은 뒤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며 “내년 2월 또는 4월 국회 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단체들로 구성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27일 서울역에서 1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성광 공동집행위원장은 “후불임금 성격인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추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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