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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쑤는 올랑드 덕에 … 사르코지, 28개월만에 정계 복귀

중앙일보 2014.09.22 01:12 종합 23면 지면보기
니콜라 사르코지(59) 전 프랑스 대통령(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뒤 정계를 은퇴한 사르코지는 현재 불법 대선자금 등 비리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파리의 한 호텔에 들어서는 사르코지. [파리 AP=뉴시스]


2017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달 말 제1야당이자 소속 정당이었던 대중운동연합(UMP)의 대표 경선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2년 5월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배, 31년 만에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이란 낙인이 찍힌 채 정계를 떠났던 그가 2년 4개월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얘기였다.

"권력 향한 분노 두고 볼수 없다 … 내달 제1야당 대표 경선 출마"
르 피가로 "호랑이가 돌아온다" 불법대선 자금 수사 등 난관도



 그는 장문의 글에서 재임 시절을 반추하며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권력의 중심을 향해, 또 정부를 향해 절망과 거부·분노가 끊임없이 밀려드는 걸 봤다”며 “관찰자로만 있기엔 의무를 등한히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곤 “깊은 고민 끝에 프랑스 국민에게 정치적 선택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를 너무 사랑한다”며 “내 동포들이 절망적인 광경과 막다른 고립의 전망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 걸 볼 수 없다”며 “세상 사람들이 프랑스가 2등국이라고 여기게 되는 걸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도 말했다.



 사르코지의 복귀는 예견됐던 일이다.



 그럼에도 그의 복귀 선언을 두고 “굉장히 미묘한 때”(파이낸셜타임스)란 말이 나온다. ‘역대 대통령 최저 지지율’이란 수식어를 달고 살던 올랑드 대통령이 급기야 13%란 숫자까지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론 노무현 대통령이 가장 인기 없을 때 수치다. 프랑스 일간지인 르몽드에선 “올랑드와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거의 영(零)”이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실업률은 두 자릿수 대로 치솟고 경제 성장마저 제자리걸음이어서 개선 조짐조차 없다. 결국 그가 올랑드 대통령의 선전 탓에 정계를 떠났다면 올랑드 대통령의 부진 덕에 정계로 돌아올 명분을 찾은 셈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를 인식한 듯 18일 기자회견에서 사르코지를 거명하지 않은 채 “어제 혹 그제 국정을 맡았던 사람이 내일 이나 모레 다시 책임을 맡을 수도 있다. 그게 민주주의”란 말을 했다.



 사르코지의 복귀에 난관이 없는 게 아니다. 그가 연루된 불법 대선 자금 재판 정보를 빼내기 위해 판사를 매수했다는 혐의를 받고 일반 잡범처럼 경찰서에 15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오전 2시 수사 판사 앞에 섰던 게 지난 7월의 일이다.



 UMP 전체가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것도 아니다. 그의 총리였던 프랑수아 피용은 “새로운 세대가 책임을 질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도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사르코지는 여전히 분열된 UMP를 통합할 인물로 여겨진다. 보수지인 르피가로가 “호랑이가 돌아올 채비를 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다.



 일각에선 가수이자 수퍼모델인 부인 카를라 부르니가 정계 복귀에 반대한다는 말도 돌았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카를라에게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하겠느냐. 카를라는 내 복귀를 반대한다는 건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어느 지도자가 프랑스를 더 잘 재건할 수 있겠는가’란 질문에 대한 여론조사 답변 결과를 20일 자에 게재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양자대결에서 사르코지(60%)가 완승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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