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시처럼 … 웃지 못한 MVP 이승우

중앙일보 2014.09.22 00:47 종합 32면 지면보기
이승우(왼쪽)와 메시. 팀이 준우승에 그쳐 최우수선 수상에도 웃지 못한 공통점을 갖게 됐다. [중앙포토]
‘리틀 메시’ 이승우(16·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아시아 축구의 기대주로 우뚝 섰다. 비록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진 못했지만 이승우는 대회 내내 탈아시아급 기량을 뽐냈다.


북한 파울에 실력 발휘 못 해
"후계자 아닌 제1의 이승우 꿈"

 한국 16세 이하(U-16) 축구대표팀은 20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U-16 챔피언십 결승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33분 최재영(포항제철고)이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북한의 반격에 고전하다 후반 4분과 후반 21분에 한광성·최성혁에게 연속 골을 내줬다.



 우승컵은 북한의 몫이었으나 이번 대회의 주인공은 단연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결승전 내내 북한 수비수들의 거친 파울에 묶여 골을 넣지 못했지만, 대회 득점왕(5골)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했다.



 최우수선수로 뽑히고도 이승우는 웃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경기를 마친 후 한층 성숙한 골잡이가 돼 있었다. 대회 도중 무심코 욕설을 내뱉는 장면, 경기가 맘대로 풀리지 않을 때 신경질을 내는 장면 등이 회자되며 ‘실력은 뛰어나나 인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승우는 담담했다. 관련한 지적에 대해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살짝 비켜선 그는 “나는 아직 어리고 배울 게 많다”며 부족함을 인정했다.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땐 이승우의 눈이 반짝 빛났다. “동료들이 열심히 뛰어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아시아에서 우리가 최고 수준의 팀이라고 자부한다. 실력도 있고 모든 면에서 잘 갖춰져 있다”며 “내년 10월 칠레 U-17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승우는 13살이던 지난 201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 입단한 뒤 현지에서도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현지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27)에 빗대 ‘리틀 메시’로 부르고 있다. “어떤 선수와 닮았다고 하는 게 과분하다”는 이승우는 “차근차근 가르침을 받아서 제2의 누군가가 아닌 제1의 이승우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방콕=송지훈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