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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훈련 전 화장실에서 실족해도 국가유공자로 인정

중앙일보 2014.09.19 10:05
해군에 입대해 함정에서 교육훈련을 받기 5분 전 화장실에 가다 실족하더라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등법원 창원 제1행정부(재판장 진성철 부장판사)는 최모(53)씨가 창원보훈지청장을 상대로 해군에 입대해 숨진 아들(20)의 국가유공자 등록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국가유공자 등록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19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육훈련 준비를 하는 과정에 사망했더라도 교육훈련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군은 '5분 전'까지 일과를 시작할 준비를 마치고 곧바로 일과를 시작하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며 "함정은 하나의 무기인 동시에 숙박장소인 데다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해군 사병이 함정에 기거하며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가 수호, 안전 보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 아들은 2012년 2월 해군에 입대했다. 이후 4월 20일 함정 갑판병으로 배속된 지 10여일 만에 교육훈련을 받으려고 집합했다가 선임병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나서 2시간 여 만에 함정 아래 바다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해군은 교육훈련이라는 공무와의 연관성과 복잡한 함정 구조물에 익숙지 않은 초임병의 신분 등을 고려해 '순직'으로 결정했다.



최씨는 이를 근거로 2012년 11월 국가보훈처에 아들의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했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씨는 다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창원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지만 "교육훈련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했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다시 항소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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