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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심각한 한강·낙동강에 물벼룩 풀어 제거한다"

중앙일보 2014.09.19 08:29














가뭄과 폭염으로 올 여름 한강·낙동강 등에 심한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먹이사슬의 원리를 응용해 녹조를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아썸은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개발한 '현장에서 배양된 천적 동물플랑크톤을 이용한 녹조 제어 기술'이 지난달 환경부로부터 환경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핵심 내용은 ①호숫물을 채취해 식물플랑크톤과 동물플랑크톤을 분리한 다음 ②분리한 식물플랑크톤을 먹이로 해서 동물플랑크톤을 대량 배양하고 ③숫자가 늘어난 동물플랑크톤을 다시 호수에 투입함으로써 ④호수의 녹조(식물플랑크톤)를 제거한다는 것이다.



부(富)영양화된 물속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인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가 여름철 높은 수온과 풍부한 일조량 등 조건이 갖춰지면 대대적으로 자라면서 녹조가 발생한다. 먹이사슬의 위쪽에 위치한 포식자인 동물플랑크톤은 녹조를 일으킨 식물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산다.



동물플랑크톤 중에서도 물벼룩 같은 지각류(枝角類)가 남조류를 먹는다.



하지만 녹조가 일어난 곳이라고 해서 물벼룩이 반드시 많은 것은 아니다. 작은 물고기들이 물벼룩을 잡아먹는다면 숫자가 크게 늘어나지 못한다. 녹조 제거를 위해 물벼룩 배양해 투입하는 이유다.



㈜아썸의 기술은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동물플랑크톤을 배양, 곧바로 저수지·호수 등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아썸 측은 지난해 충남 당진의 전대저수지(저수량 58만㎥)에서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녹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100㎥ 규모의 시설을 설치해 동물플랑크톤을 배양한 당시 실험에서, 동물플랑크톤을 투입하기 시작한 지 2주일 만에 ㎥당 200㎎가 넘었던 엽록소a 농도가 31㎎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 권오병 사장은 "현장 물속에서 원래 살고 있던 동·식물 플랑크톤을 그대로 이용했기 때문에 배양한 동물플랑크톤을 투입했을 때 생존율과 녹조 제거율이 높다"며 "다른 물리·화학적 녹조 제거방법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기존 기술의 10~50% 비용이면 녹조 제거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전국에선 1만7500여 개의 농업용 저수지가 있으며 이중 15% 정도에서 녹조 등 수질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서도 20여 년 전부터 이 같은 먹이사슬을 활용한 녹조 제거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지각류 등 동물플랑크톤을 먹고사는 작은 물고기를 제거하기 위해 육식 물고기를 투입하는 방법 등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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