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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한다고 했는데, 운명인가 봐" … 문희상, 1년4개월 만에 구원등판

중앙일보 2014.09.19 03:11 종합 3면 지면보기
“꼭 도와달라. 살려달라.”



문희상(5선·경기 의정부 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일성은 간절했다.



 문 고문은 이날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빛나는 60년 전통을 이어받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이 누란지위(累卵之危·알을 쌓아놓은 듯 매우 위태로운 상황)와 백척간두(百尺竿頭·높은 장대 위에 선 극도로 어려운 상황)처럼 매우 어렵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곤 “강력한 야당이 있어야 대통령과 여당이 바로 설 수 있다”며 이렇게 호소했다.



 문 고문이 위기 수습을 위해 구원등판에 나선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해 1월에도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5개월 뒤 김한길 대표에게 바통을 넘긴 뒤 1년4개월 만의 재등판이다.



 2005년 열린우리당 당의장까지 포함하면 당 대표는 세 번째다.



 당이 어려울 때 문 고문이 자주 호출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얼굴은 장비, 꾀는 조조’로 통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앞으로 계획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생각이다.”



 -처음엔 비대위원장을 고사했는데.



 “전부 당이 어렵다고 하니…. 내가 남은 여력이 있다면 쓰러지더라도 빗질이라도 하려고. 난 기진맥진해서 할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됐다고 생각해 계속 안 한다고 했는데…. 이것도 운명인가 봐.”



 -비대위 구성 방향과 기준은.



 “없다. 이제 할 거다.”



 -당직 인선은.



 “오늘부터 시작이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정부의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친노 인사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한화갑 연대를 성사시켜 이인제 대세론을 깨뜨리는 데 공을 세웠다. 국회부의장도 역임했다. 그러나 198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줄곧 동교동계로 정치를 해 계파색깔이 옅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지난해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도 무난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앞길이 밝지만은 않다. 과제가 산적하다. 특히 ‘안철수신당’과의 합당 이후 비어 있는 시·도당 위원장 선출과 조직강화특위 구성을 앞두고 새로운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야당 재건을 위해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문재인 의원은 “우리 당 형편이 아주 어렵다고 해서 혁신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새로 구성되는 비대위도 혁신 비대위가 돼 운영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상·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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