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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싸움 벌어진 청주·서원대

중앙일보 2014.09.19 01:59 종합 24면 지면보기
충북 지역 대학들이 내홍에 휩싸였다. 재정 지원 제한대학 지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가 하면 설립자 후손이 이사장 선임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재정지원 제한 받는 청주대
교수·학생회, 총장 퇴진 운동
서원대 2012년 뽑힌 이사장
설립자 후손이 무효소송 내

 지난달 정부의 재정 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청주대는 교수회와 총학생회·총동문회, 대학 노동조합 등이 김윤배 총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수회 등은 “총장 때문에 부실대학 오명을 썼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최근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무기한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재정 지원 대학에 선정된 청주대는 내년에 정부지원을 받을 수 없다. 신입생에 대한 국가장학금도 제한된다.



 비대위는 김 총장의 장기집권으로 학교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한다. 청석학원 공동 설립자의 손자인 김 총장은 2001년 취임 후 지난해 4선을 했다. 이에 대해 조상(62) 청주대 교수회장은 “김 총장이 적립금을 3000억원 가까이 쌓아두고서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는 등한시했다. 교수회에서 교육비 환원을 거듭 요구했지만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청주대 적립금은 2928억원으로 전국 154개 4년제 사립대 중 여섯째로 많다. 지방대학 중 1위다. 2009년 이후 늘어난 적립금도 742억원으로 지방대 중 최상위권이다. 반면 교육 여건 지표는 하위권에 놓여 있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전국 4년제 사립대 중 107위, 전임교원 확보율은 88위, 장학금 지급율은 108위다.



 김 총장 측은 진화에 나섰다. 이상철 청주대 대외협력팀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학생·교수·교직원·동문회와 지역사회 대표로 구성되는 학교 비상혁신위원회를 구성해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혁신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의 이런 결정에도 비대위는 총장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신방식(53) 총동문회 사무차장은 “총장 연임을 부추겨온 재단 이사회와 교수연합회에 더 이상 속지 않겠다. 총장 사퇴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청주대 총학생회도 김 총장과 경영진 사퇴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노조·교수회와 함께 퇴진운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서원대는 이사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서원학원 설립자인 고(故) 강기용씨의 손자 강석우씨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이사 선임처분 무효 확인소송’을 대전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그는 “임시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는 법인 경영자 영입 등 학원의 정상화를 심의할 때 이해관계인인 설립자 측의 의견을 들어야 함에도 이 과정을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원대 총학생회와 교직원 노조는 성명을 내고 “과거 잘못을 생각하며 학교가 안정되도록 도와줘도 모자랄 판에 왜 학교를 다시 흔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며 “학원 설립자 가족들에게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원대는 1992년 설립자 아들인 강인호 이사장이 150여억원의 부채를 남긴 채 해외로 도피한 뒤 이사장이 세 번이나 바뀌는 등 파행을 겪어 왔다. 결국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2012년 3월 서원학원 이사회가 추천한 손용기 이사장 등 8명을 이사로 선임했고 교육부도 이를 최종 승인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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