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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재단에 이사 추천권 … 경기대 교수·학생 반발

중앙일보 2014.09.19 01:51 종합 24면 지면보기
경기대가 학내 분쟁에 휩싸였다. 모두 일곱 명인 학교재단 이사회 멤버 가운데 공석 중인 한 명의 임명을 놓고서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재단 옛 이사들의 추천을 받아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기대 교수와 학생·교직원들은 “비리를 저질렀던 세력에 다시 학교를 넘겨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리로 물러난 재단 복귀 반대"

 전후 사정은 이렇다. 경기대는 2004년 설립자 2세인 당시 총장이 비리로 물러난 뒤 이사회 구성 방식을 바꿨다. 옛 재단 이사들이 추천한 정이사 3명, 학교 구성원 추천 정이사 2명, 교육부 추천 정이사 1명, 교육부 임시이사 1명 등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 1명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정이사를 앉히기로 한 뒤 옛 재단 이사들에게 추천권을 주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예전 이사들이 추천하는 이사가 네 명으로 과반이 된다. 사실상 옛 재단이 학교로 복귀할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경기대 교수회와 총학생회·교직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리 재단의 학교 재진입을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새 이사회 구성 방안은 각종 비리 혐의로 사법처리된 옛 이사회에 학교를 다시 넘겨주는 행위”라며 “사분위가 사학 분쟁을 조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분쟁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대의 한 교수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구조조정과 개혁을 단행하며 발전기금을 유치해 왔는데 비리 재단이 복귀할 경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사분위에 의해 옛 재단이 복귀한 대학은 세종대·대구대·동덕여대·덕성여대·광운대·조선대·서일대 등 10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총장 선임과 대학 운영을 둘러싸고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사분위 측은 “대학 정상화 마무리 수순에서는 재단의 원래 이사회가 이사의 절반 이상을 추천하게끔 하는 게 내부 기준”이라며 “ 임명 과정에서 교육부와 협의를 거치게 돼있는 만큼 공정하고 중립적인 인사가 임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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