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천아시안게임] 한국 첫 금 조준한 '4차원 소녀'

중앙일보 2014.09.19 01:08 종합 32면 지면보기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의 첫 금메달은 20일 오전 시작하는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22·우리은행)가 정지혜(25·부산시청), 오민경(28·IBK기업은행)과 함께 출전한다. 단체전은 본선 출전 3명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고, 본선 1~8위는 결선을 통해 개인전 메달을 가린다. 김장미는 22일 주종목인 25m 권총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지지 않는 꽃, 김장미
내일 공기권총 10m 우승 기대
"고향팀 SK 팬 … 최정 만나고 싶어"
인천 금, 인생 7대 목표 중 5번째
마지막은 고아원 세워 재산 기부



 김장미의 별명은 ‘4차원 소녀’다. 런던 올림픽 우승 직후엔 “대표팀 회식 제가 쏩니다”라는 등 톡톡 튀는 언변을 과시했다. 인천 아시아게임을 앞두고는 “‘총 잘 쏘는 남자’ 진종오(35·KT) 오빠가 있으니 난 뒤에서 묻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서글서글한 외모와는 달리 독종이다. 아버지 김상학(48) 씨는 “장미는 어릴적부터 위염을 앓아 자주 체하는데, 물구나무를 서거나 바늘로 손을 따가며 훈련하는 아이다”고 전했다. 김장미는 고1 때 구체적인 ‘인생 7대 플랜’을 만들었는데 이 버킷 리스트(죽기 전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 벌써 4개를 달성했다.



김장미가 고1 때 숙제로 작성한 ‘인생 7대 플랜’. 그는 이 중 4개를 이미 달성했다. 5번째 목표는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사진 김장미 가족]
 선머슴 같던 김장미는 초등학교 때 합기도 2단을 따낸 뒤 경호원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사격부가 있는 중학교에 진학한 김장미는 소총 1위에 올라 ‘사격으로 입상한다’는 첫번째 목표를 이뤘고, 고교 시절 전국체전 권총 2관왕에 올라 ‘체전 금메달’이라는 두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실업팀에 입단한 게 세 번째 목표도 이룬 것이었고, 스무살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 네 번째 목표도 달성했다. 김장미는 “바라는대로 이뤄져 신기하다”고 말했다.



 김장미의 다섯번째 목표는 고향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김장미가 다섯 번째 버킷 리스트를 달성하려면 세계선수권 25m 금메달 결정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세계랭킹 1위 장징징(중국)을 넘어야 한다.



 김장미는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 SK의 열혈 팬이다. 특히 내야수 최정(27)을 좋아한다. 이 소식을 들은 최정은 최근 김장미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김장미는 “좋은 성적을 내고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수줍게 답했다. 김장미의 여섯번째 목표는 25세에 사격을 그만두고 공항 경찰 특공대가 되는 거였다. 사격일지에 FBI 심리분석관의 수사일지를 기록할 정도였다. 김장미는 “실제로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 청와대 경호실과 중앙경찰학교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사양했다. 진종오 오빠처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연패를 한 뒤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장미의 마지막 목표는 51세에 고아원을 설립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고아원 아이들에게 주식·펀드를 공부시키고 그 중 믿음직한 ‘후계자’를 키워 고아원을 맡기는 거다. 그리고 81세에 남은 재산을 고아원에 기부하고 자다가 편하게 죽는 게 그의 꿈이다. 김장미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국 사격 목표는 금 5~7개=한국 사격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3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효자종목이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목표를 금 5~7개로 하향 조정했다. 윤덕하 사격 총감독은 “경기 규칙이 바뀐데다 라이벌 중국이 한국의 강세 종목이었던 소총에서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사격은 중국의 견제 속에서도 목표를 초과 달성해왔다. ‘남자 사격의 간판’ 진종오가 선봉에 선다. 진종오는 지난해 여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권총을 놓고 방황하면서 체중이 7㎏이나 불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마음을 추스르고 하루에 200발씩 총을 쏘며 훈련에 매진했다. 세계선수권 50m 권총에서 34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10m 공기권총까지 제패해 2관왕에 올랐다. 아직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없는 진종오는 “나태해지지 않겠다. 아시안게임이란 큰 목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SK 최정 팬 김장미, 이상형은 배우 하정우



생 일 : 1992년 9월 25일 체격 : 1m59㎝·49㎏



출 신 : 인천 개흥초-인천 부광중-인천 예일고



성 적 : 2010 싱가포르 유스 올림픽 10m 공기권총 금

2012년 런던올림픽 25m 권총 금

2014년 그라나다 세계선수권 25m 은



이상형 : 영화배우 하정우(라디오에서 깜짝 전화 연결됐는데 너무 떨려 전화 끊고 모든 질문에 ‘하정우’라고 답해)



좌우명 :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목적이 없어서 실패하는 것



스타일 : 짧은 머리 고수·시상식 때도 드레스 대신 바지 착용

(학창 시절 교복치마 입기 싫어 새벽에 학교 갈 정도)



존경하는 선수 : 진종오 (늘 한결같이 정상급 실력 유지해서)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