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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는 김정태 … "하나·외환은행 통합 내달께 신청"

중앙일보 2014.09.19 00:26 경제 4면 지면보기
김정태 회장
김정태(62)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다음달 중 금융위원회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승인 신청서를 낼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그간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 시도 노력을 여러 차례 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합병 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시점을 묻자 “10월쯤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계좌이동제 등 앞둬 전산 통합 급해
통합 논의 '5년 뒤 → 3년 뒤' 로 수정
인사팀 당분간 투 트랙 운영안 제시
노조 "징계 철회 안 하면 대화 안 해"

 김 회장의 발언은 고착 상태에 빠진 통합 과정에 돌파구를 찾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협상은 두 달 넘게 진전이 없다. 외환 노조는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작성한) 2.17 합의서에 명시된 ‘5년 뒤 통합 논의’ 약속을 지키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2.17 합의서 수정안을 내놓으며 다시 한번 노조를 압박했다. 그는 “합의서에 적힌 ‘5년’을 ‘3년’으로 고치면 된다. 헌법도 수정하는데 (합의서를) 못 고칠 이유가 없다. 대신 합의서의 근본 정신인 고용조건 유지와 근로안정은 확실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 인사팀 ‘투 트랙’ 별도 운영, ▶양행 교차발령 연기, ▶중복 점포 폐점 대신 한쪽 점포를 옮겨 구조조정을 피하는 방안 등을 수정 합의서에 포함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이날 급변하는 금융환경 때문에라도 조기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계좌이동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행 전산을 통합해야 하는데, 한 은행이 되지 않으면 고객정보보호법에 걸려 전산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국이 2016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계좌이동제는 주거래 계좌를 옮길 때 계좌에 설정했던 각종 자동이체를 함께 이동시키는 제도다. 공과금·급여 이체 등을 재설정하지 않아도 돼 은행 간 계좌 이동이 편해지면서 고객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 회장은 “통합은 후배들에게 먹거리를 주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 하나·외환은행 통합법인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소형 은행 추가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큐 뱅킹’이라는 리모트 뱅킹(원격 은행) 시스템을 만들어 해외에 온라인 점포를 확장하는 방안도 고안했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 7월 3일 조기 통합론을 들고 나왔던 김 회장이 77일만에 다시 나선 것 자체가 양측간의 직접대화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외환은행 노조는 같은날 청와대와 금융위에 “조기통합은 2.17 합의 위반”이라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 3일 노조원 총회에 참석한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노조는 ▶외환은행에 대한 특별검사 및 제재, ▶조합원총회 참석 은행원에 대한 징계 철회 지시 없이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내 지점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아직 직원들 사이에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통합에 대한 언급 자체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초 열리기로 한 외환은행 징계심의 인사위원회는 19일로 하루 연기됐다. 김 회장은 징계 절차 개시에 대해 “김한조 행장을 비롯한 외환은행 경영진이 판단할 몫”이라면서도 “전국에 점포를 가진 금융 서비스 산업의 관점에서 잘못된 게 있지 않느냐는 경각심을 주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회장은 이날 하나·외환 소속 직원 80여명과 새벽 6시 30분부터 북한산 둘레길을 1시간 30분가량 걸었다.



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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