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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남자의 계절 가을이 오면 …

중앙일보 2014.09.19 00:01 Week& 7면 지면보기
코가 막히고 콧물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해댑니다. 비염이 기승을 부린다는 건 이제 곧 가을이 온다는 ‘전조 현상’입니다. 이 전조 현상은 꽤 정확해서 웬만한 일기예보를 앞서 계절의 변화를 알게 해 줍니다.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두꺼비 수천 마리가 도로 위로 쏟아져 나오는 이상행동을 하고 3일 뒤 대지진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제 코에 비염이 찾아왔으니 이제 일주일 안으로 가을이 시작되겠군요.



흔히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가을은 남자를 낭만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왜 남자는 유독 가을을 타는 걸까요?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보니 일조량이 줄고 기온이 낮아지면 항우울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적어지고, 대신 정신을 차분하게 해주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갱년기 남성은 일조량 감소로 비타민 D의 합성이 적어지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도 줄어 기분이 쳐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외로움과 쓸쓸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하네요. 그러나 과학은 과학이고 감성은 감성이죠. 사진 속 잘 차려입은 신사처럼 출근을 하다가도 탁 트인 푸른 하늘을 보거나, 바람에 뒹구는 낙엽들이 발에 채일 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남자의 마음을 어찌 과학으로 해석할 수가 있을까요.



김성룡 기자
남성들이여.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 가을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올 가을엔 사랑할 거야’라고 읊조리며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시월의 마지막 밤,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씁시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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