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진 송이 풍년 작년의 반값, 서해안 대하도 많이 잡혀 30% 싸

중앙일보 2014.09.19 00:01 Week& 3면 지면보기
얼핏 보면 먹거리 축제는 다 그게 그거 같다. 그러나 조금만 공부를 하면 축제도 알차게 즐기고 지역의 제철 특산물도 싼 값에 살 수 있다.


제철 만난 지역 특산물

올 가을 가장 주목해야 할 먹거리는 ‘송이’다. 올해는 늦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 예년보다 송이가 일찍 나왔고 품질도 좋다. 송이축제가 열리는 강원 양양, 경북 봉화·울진에서는 송이 풍년을 예고하는 잡버섯이 많이 났다며 여름부터 기대가 컸다. 울진군 박재용 산림보호팀장은 "지난해는 이상 고온으로 극심한 흉년이었지만 올해는 평년 이상의 풍작” 이라고 말했다. 지난 16일 1등품 송이 공판 가격은 산지에 따라 25만~37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의 절반 값인 날도 있다.



송이 채취 체험은 어디에서 열리는 축제이든 미리 신청해야 한다. 채취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직접 캤어도 공판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 그래도 서울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싸고 신선하다.



가을바다의 주인공 대하도 풍년이라는 소식이다. 충남 홍성 남당항대하축제 측은 17일 “자연산을 포장해가면 1㎏에 3만5000원 남짓, 식당에서 사 먹으면 4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시세는 그날 그날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30% 정도 저렴해졌다. 여기서 깜짝 정보. 대하는 상식과 달리 얼린 것이 자연산이고, 살아 있는 것이 양식이다.



가을바다의 또 다른 주인공 전어도 제철이다. 사실 남해안에서는 여름부터 전어축제가 시작됐다. 요즘 먹는 전어는 구이가 제격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뼈가 단단해져서다. 뼈째 먹는 전어 회가 늦여름 음식이라면, 연탄불에 구워 대가리부터 씹어 먹는 전어 구이는 가을 음식이다.



가을에는 술 축제도 많다. 막걸리·소주 등 전통주뿐 아니라 와인이나 맥주 등 외국 술도 축제 주인공으로 나선다. 충북 영동은 대표적인 포도 산지다. 1990년대부터 와인 생산이 본격화했고, 축제는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축제에서는 국내산 와인만 다룬다. 와인잔을 받아 부스를 돌아다니며 시음할 수 있다. 대한민국 와인대상, 소믈리에 경연대회 등 전문가를 위한 행사도 열린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고향 나라에 들어와 모여 사는 곳이 경남 남해의 독일 마을이다. 여기에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본뜬 맥주축제가 열린다. 한국에 사는 독일인이나 외국인도 즐겨 찾는 축제다. 독일 맥주만 판매하는데 시중보다 저렴하다. 병맥주는 4000원, 500㏄ 생맥주는 5000원이다.



대관령 한우축제는 올해 특별한 장소에서 개최된다. 40년 만에 개방된 대관령 하늘목장이 축제장으로 변신한다. 품질 좋은 한우를 배불리 먹고, 소와 양이 노니는 초원에서 소 젖 짜기나 승마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먹거리 축제에서 빠지지 않는 공연도 목장에서 벌이는 축제답게 '어쿠스틱 음악'을 컨셉트로 잡았다. 요들송이 울려퍼지고 통기타 가락이 대관령 자락을 메우면 알프스가 부럽지 않다.



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사고로 가을로 연기한 축제도 있다. 보성 다향제가 대표적이다. 녹차는 봄에 돋은 어린 잎을 최고로 치지만 계속 잎을 따주면 가을에도 잎이 돋아난다. 축제는 5일에서 3일로 축소됐지만 발효차, 말차 등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고 다례 공연도 처음으로 열린다.



최승표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