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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60년 뿌리만 빼고 바꿔야"

중앙일보 2014.09.18 03:00 종합 1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7일 탈당 의사를 철회하고 당무에 복귀했다. 이날 오후 박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당 대표실로 가고 있다. [김형수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탈당 의사를 접고 복귀했다. 당내 강경파들의 비대위원장·원내대표 동반 퇴진 요구에 탈당 카드로 맞서면서 잠적한 지 나흘 만이다.


박영선, 나흘 만에 당무 복귀
"집권 꿈꾼다면 환골탈태를"
비대위장 자리에서 물러나
강경파 "원내대표도 내놔야"

박 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차대한 시기에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탈당 의사를 철회했다. 이어 “당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위기에 처했다. 60년 전통의 뿌리만 빼고 끊임없이 혁신해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이 국민을 사랑하고 또 집권을 꿈꾼다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그 말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이것이 많이 부족한 제가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으면서 드리는 애절한 호소”라고도 했다.



비대위원장 직은 사퇴를 선언했지만 원내대표 직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우회적이지만 분명히 밝혔다. 박 위원장은 “어제 박근혜 대통령은 삼권분립 운운하며 세월호특별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순적 통치행위를 했다”고 비판한 뒤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쏟겠다. 지금부터는 저에게 주어진 책임감만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 측근들은 “박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합의가 끝날 때까지 원내대표 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 의원은 원내대표 직 조기사퇴 요구를 거두지 않고 박 위원장의 세월호특별법 협상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거취 논란이 가라앉을지는 불투명하다.



박 위원장은 탈당 의사를 접은 이유로 당 원로들의 만류를 꼽았다. 박 위원장은 ‘탈당’과 ‘복귀’ 사이를 오갔던 시간을 “참 힘들었고 비감했던 시간이었다”고 밝힌 뒤 “당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고민이 있었지만 ‘자신을 죽이고 당을 살리라’고 조언하신, 60년 전통 정당의 산역사나 다름없는 원로 고문님들의 간절한 요청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저의 잘못에 분노하신 분들은 저에게 돌을 던지라. 던지면 제가 맞겠다”고 했다.



그의 탈당설이 불거진 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 등은 인맥을 총동원해 직·간접으로 박 위원장의 탈당을 만류해왔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박 위원장은 당 원로들의 만류 이후 측근들에게 “가슴에 매우 와 닿는다”며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박 위원장 후임 비대위원장은 상임고문단 21명(권노갑·문재인·안철수·정동영·정세균 고문 등 포함)과 19대 국회 부의장단(이석현·박병석 의원), 전직 원내대표 중 현역 의원 4명(원혜영·박기춘·박지원·전병헌 의원)이 결정하기로 했다.



글=이지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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